"한국 공기업의 민영화는 주식매각보다 자산매각방식으로 이뤄지는게
바람직합니다"

미 상무부 국제무역국(ITA)산하 투자지원센터실장인 재미교포
정동수(43)씨는 미국기업의 한국내 투자여건 조사를 목적으로 최근 방한,
이같이 밝혔다.

정실장은 한국인으로 미국 공무원 최고위직에 오른 인물.

그가 지휘하는 투자지원센터는 미국기업이 국제경쟁입찰에서 부당한 관행에
봉착했을 때 해결사 노릇을 하는 일종의 "기업 민원실"이다.

그는 "상당수의 미국기업이 한국전력 등 공기업들의 자산매입을 적극
검토중"이라며 "한국이 단기간에 외국투자를 유치하려면 이 방식을 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희망 미국기업들은 국내기업의 자산만 인수, 지급보증 등을 통해 안고
있는 과다채무 부담에서 벗어나길 원한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이 기존관행을 혁신해야 외국투자를 유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례로 국내기업들은 자금조달시 기존 코퍼리트파이낸싱방식 대신 프로젝트
파이낸싱방식을 채택할 것을 권했다.

코퍼리트파이낸싱은 계열사 상호보증을 통해 차입이 이뤄지나 이 방식은
프로젝트 건별로 채무상환의무가 제한된다.

때문에 동남아 등지에서 SOC(간접자본)건설프로젝트 자본조달방식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투자관련 일선 공무원들의 자세도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기업 관계자들은 국내 해당 부처에서조차 투자관련 의문점을 즉각
해결하지 못할 뿐더러 법률과 시행령이 달라 애로를 겪고 있다고.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하는 "외국인투자지원센터"도
김대중대통령 언급 수개월 후인 지난달 30일에야 출범했다.

미국에서는 대통령이 지시하면 수일내에 시행된다"고 덧붙였다.

서울태생인 정씨는 고교시절 도미,하버드대를 거쳐 UCLA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로펌 등에서 활동하다 지난 95년부터 투자지원센터 실장직을
맡아 왔다.

< 유재혁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