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2000년문제"(Y2K.밀레니엄버그)가 가공할 만한 파괴력을 갖고 우리
사회 전체를 위협해오고 있다.

Y2K문제는 우리 주위 곳곳에서 이미 현실의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외국 신용평가회사들은 최근 이 문제
해결 여부를 금융기관의 신용평가 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Y2K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해외 금융기관과의 거래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무역업체들은 수출입거래를 하면서 거래선으로부터 상품의 Y2K문제가
해결됐는지 여부에 대한 확인요청을 받고 있다.

외국의 전자문서교환(EDI)업체들은 Y2K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기업에 대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 것임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로이드 등 세계적인 보험회사들은 Y2K로 인한 사고에 대해서는 보상하지
않겠다고 발표, 국내 해운.선박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국제 사회에서 낙오될 수밖에 없다.

서기 2000년까지는 이제 20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2000년 1월 1일 전산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컴퓨터에
숨어있는 밀레니엄버그를 완벽하게 퇴치해야 한다.

문제해결을 위해 주어진 시간은 별로 없다.

그렇다고 문제해결을 포기할수는 없다.

21세기 국가경쟁력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모든 전산부문의 Y2K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욕심"을 버리라고
충고한다.

이미 늦었다는 생각으로 업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분야를 선정,
단계적으로 시작하라는 얘기다.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했다고 믿는 정부기관이나 기업들에 방심은
금물이다.

전문업체에 의뢰, 완벽한 테스트작업을 거쳐야 한다.

수만개의 프로그램중 단 한 줄의 코드에 문제가 발생해도 이는 걷잡을수
없는 재앙으로 번질수 있다.

공장이나 발전소 인텔리전트빌딩(BIS) 등의 자동화설비에 대한 Y2K문제
해결 작업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국내 기업들은 컴퓨터의 밀레니엄버그를 잡아내는 데만 관심을 가질뿐
자동화설비는 아직 손도 못대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유니시스의 맹철현 상무는 "대응 마련이 늦어진다면 철강 조선 자동차
화학 전기 분야에서 상당수의 공장이 멈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컴퓨터보다 공장자동화설비의 Y2K문제 해결이 더 시급하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컴퓨터 Y2K문제 해결 작업은 일반적으로 영향평가-상세분석및 계획수립
-변환-테스트 등 4단계로 추진된다.

자동화시설의 경우에는 설비 제공업체를 찾아내 문제여부를 조사하는게
급선무다.

제공업체를 찾지 못할 경우 2000년도를 입력해 스스로 진단, 문제를 안고
있다면 교체하는게 바람직 하다.

영향평가는 보유 전산자원중 문제를 안고 있는 프로그램을 가려내는
작업이다.

모든 전산시스템을 면밀하게 분석, 파급 효과를 따져봐야 한다.

특히 외부 전산시스템및 기관내 다른 시스템과 연동되는 분야를 색출해
내는게 중요하다.

이 작업이 끝나면 구체적인 문제해결 계획을 세우게 된다.

외부업체에 의뢰할지,아니면 자체 전산인력으로 해결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또 관련경비 소요시간 투입인력 등도 산정해야 한다.

다음은 변환작업.코볼언어 전문인력이 투입된다.

이들은 문제해결 툴(Tool)을 사용, 1차적으로 문제코드를 발굴해 해결한다.

툴은 문제코드를 완벽하게 변환하는데 한계가 있다.

전문가가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변환작업 인력은 일반적으로 전산실직원을 활용하지만 필요할 경우 코볼언어
전공자를 외부에서 조달하기도 한다.

Y2K문제 해결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마지막 테스트 단계다.

이 과정에 전체 경비의 50%이상이 소요된다.

시스템이 2000년 이후에도 문제없이 기능을 수행하는지를 다각도로
시뮬레이션해야 한다.

현재 가동중인 시스템을 대상으로 테스트해야 하므로 어려움이 크다.

공장자동화설비의 경우 작업을 멈추고 시스템에 2000년 1월 1일을 입력,
가동시키는게 한 방법이다.

테스트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처음 단계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대용량 컴퓨터를 보유하고 있는 정부기관이나 대기업 금융기관은
전문업체에 문제해결을 의뢰하는게 바람직 하다.

전문업체들은 문제해결을 위한 컨설팅 연도변환 테스트 등 Y2K처리 업무를
일괄 대행해 준다.

자체 전산인력이 있는 업체라도 컨설팅을 받는게 바람직하다.

어떤 문제가 발생할수 있는지를 알아야하기 때문이다.

외부용역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들은 자체적으로 문제를 파악, 해결할수
있도록 도와주는 툴을 구입해 적용하는게 좋다.

또 한국전산원이 설치한 "2000년문제 종합 지원센터"에 문의하면 도움을
받을수 있다.

정보통신관련단체 컨설팅전문업체 등이 수시로 여는 "Y2K문제 해결
세미나"에서도 좋은 정보를 얻을수 있다.

삼성SDS의 이종훈 박사는 "우리 기관,우리 회사의 프로그램을 모두
수정했다고 방심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대방의 프로그램이 회사 전산시스템으로 끼어들어
프로그램을 망가뜨릴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른 업체 또는 기관과 연계되는 접점
(인터페이스)에 문제 소지가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거래처의 Y2K해결 여부를 탐색하고,해결되지 않을 경우 거래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통보해야 한다.

이는 곧 단위 기업 차원이 아닌 국가적인 차원에서 Y2K문제에 접근해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한우덕 기자 >


[[ 문제 해결 가로막는 10가지 안일한 자세 ]]

1. 곧 자동 해결 프로그램이 나올 것이다.
2. 시스템공급업체가 해결해 줄 것이다.
3. 전산시스템을 새로 구축했으니 문제가 없다.
4. 그때가서 애플리케이션 SW를 바꿀 계획이다.
5. 누군가 문제를 확인해 줬으면 한다.
6. 시스템에 문제 발생 코드가 없다.
7. 해결하려 할수록 복잡해지는 문제다.
8. 상사로부터 별다른 지시가 없었다.
9. 2000년 전에 퇴직할 것이다.
10. 시간과 예산이 없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