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0일께 민간인으로서는 최초로 판문점을 통해
북한을 방문한다.

현대그룹 방북단과 북한 아태평화위원회(위원장 김용순)는 지난 3일
베이징에서 회담을 갖고 정 명예회장이 판문점을 경유해 방북할 수 있도록
한다는데 합의했다고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가 4일 밝혔다.

양측은 현재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작전관할국인 미국과 판문점통과에 따른
실무협의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이와관련, "미국측도 반대할 이유가 없어 판문점통과를
허가해줄 것으로 알고 있다"며 "빠르면 6일께 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측은 북한과의 베이징협의에서 정 명예회장이 방북기간중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와 면담키로 하되 박세용 현대종합상사 사장 등이 배석토록
한다는데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 명예회장은 북한에 제공키로 한 경작용 소 5백마리를 4.5t트럭
45대에 나눠 싣고 판문점을 통과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명예회장은 방북시 판문점까지 다이너스티 승용차를 타고 간 뒤 판문점
에서 북한측이 제공한 차량으로 바꿔타고 평양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정 명예회장을 제외한 현대그룹 수행원들은 9일 서울에서 베이징으로 가
고려민항편으로 북한에 들어가기로 양측간에 의견 접근을 본것으로 전해졌다.

정 명예회장이 판문점을 경유해 북한을 방문할 경우 우리측 기업인의 육로
를 통한 방북이 러시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박상희 기협중앙회장은 이날 "정 회장이 판문점을 통해 방북할 경우
기협중앙회가 추진중인 대규모 중소기업인들의 방북도 내달 10일께 판문점을
통해 이뤄지도록 하겠다"며 "현재 베이징에서 북한측과 이 문제를 협의중"
이라고 밝혔다.

< 김용준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