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일자) 봄비에도 잠긴 지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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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우리사회가 겪은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한둘이 아니지만 지난 2일
새벽 중랑천이 넘쳐 지하철 7호선 태릉입구역을 비롯한 11개역이 침수된
이번 사건처럼 어처구니없는 경우는 드물었다.
겨우 70mm의 비에 물막이둑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피해금액이
1천2백억원이 넘고 지하철 7호선이 한달이상 정상운행이 어려워지는 엄청난
피해를 냈으니 본격적인 장마철이 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뭐니뭐니해도 이번 사고는 우리사회에 만연돼 있는 두가지 고질적인
문제점을 또한번 드러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하나는 이른바 도덕적 해이이고 다른 하나는 조정과 협력이 전문한
행정현실이다.
우선 이번 사고를 통해 우리사회의 기강해이가 위험수위를 넘었음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이미 전날밤에 호우예보가 내려졌기 때문에 사고지점의 임시제방을
점검하고 보강하는 작업이 당연히 있었어야 했는데도 그렇지 못했다는 점이
문제다.
이같은 기강해이는 사고발생 뒤에도 계속됐다.
사고발생보고가 제대로 안돼 전동차를 정상운행했다가 한 기관사의 긴급
보고로 간신히 대형 인명사고를 피한 것은 생각만 해도 소름끼치는 일이다.
한심하게도 사고발생뒤 지난 4일 열린 서울시 정례간부회의에서 수해방지
대책과 관련이 없는 일상적인 보고만 잇따랐다.
심지어는 가동중인 양수기 숫자가 허위보고 됐으며 현장책임자가 함부로
자리를 비울 정도니 더 말해서 무엇하랴.
또한가지 지적할 것은 행정전반을 조정하는 기능이 여전히 형편없어 비용
낭비는 물론 각종 사고위험이 높다는 사실이다.
우선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가 무리하게 공사일정을 단축하기 위해 중랑천
양편에 물막이 임시제방을 설치했고 게다가 상수도 사업본부도 강북정수장
배수관 매설공사를 위해 또다른 물막이 임시제방을 설치했다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유속이 빨라지고 물흐름이 방해돼 사고위험이 훨씬 커졌다.
이렇게 같은 서울시 산하기구에서 벌이는 공사들조차 조정이 안되니
소관부처가 다른 경우에는 오죽하겠는가.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가 무리하게 건설공사를 강행한 배경 또한 미흡한
행정협조 때문이다.
사고가 발생한 중랑천구간은 북부간선도로 연결도로의 교각공사와 맞물려
다른 구간보다 착공이 6개월정도 늦어졌기 때문에 공기단축을 서둘렀다는
것이다.
사고수습과정에서도 서울시와 시공사인 현대건설 도시철도공사 등 관계
기관간에 업무협의가 제대로 안되는 바람에 현장보고마저 우왕좌왕 갈팡질팡
하고 있는 것은 한심한 일이다.
서울시는 책임회피에만 급급하지 말고 이번 기회에 기강확립과 행정조정에
힘써야 한다.
비록 이번 사고여파로 동부간선도로 동1로 등 서울 동북부와 동남부를
연결하는 도로가 극심한 정체를 보이겠지만 또다른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도 철저한 사고 뒤처리를 마친 뒤에야 지하철 7호선 개통을 해야
한다고 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5일자 ).
새벽 중랑천이 넘쳐 지하철 7호선 태릉입구역을 비롯한 11개역이 침수된
이번 사건처럼 어처구니없는 경우는 드물었다.
겨우 70mm의 비에 물막이둑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피해금액이
1천2백억원이 넘고 지하철 7호선이 한달이상 정상운행이 어려워지는 엄청난
피해를 냈으니 본격적인 장마철이 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뭐니뭐니해도 이번 사고는 우리사회에 만연돼 있는 두가지 고질적인
문제점을 또한번 드러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하나는 이른바 도덕적 해이이고 다른 하나는 조정과 협력이 전문한
행정현실이다.
우선 이번 사고를 통해 우리사회의 기강해이가 위험수위를 넘었음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이미 전날밤에 호우예보가 내려졌기 때문에 사고지점의 임시제방을
점검하고 보강하는 작업이 당연히 있었어야 했는데도 그렇지 못했다는 점이
문제다.
이같은 기강해이는 사고발생 뒤에도 계속됐다.
사고발생보고가 제대로 안돼 전동차를 정상운행했다가 한 기관사의 긴급
보고로 간신히 대형 인명사고를 피한 것은 생각만 해도 소름끼치는 일이다.
한심하게도 사고발생뒤 지난 4일 열린 서울시 정례간부회의에서 수해방지
대책과 관련이 없는 일상적인 보고만 잇따랐다.
심지어는 가동중인 양수기 숫자가 허위보고 됐으며 현장책임자가 함부로
자리를 비울 정도니 더 말해서 무엇하랴.
또한가지 지적할 것은 행정전반을 조정하는 기능이 여전히 형편없어 비용
낭비는 물론 각종 사고위험이 높다는 사실이다.
우선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가 무리하게 공사일정을 단축하기 위해 중랑천
양편에 물막이 임시제방을 설치했고 게다가 상수도 사업본부도 강북정수장
배수관 매설공사를 위해 또다른 물막이 임시제방을 설치했다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유속이 빨라지고 물흐름이 방해돼 사고위험이 훨씬 커졌다.
이렇게 같은 서울시 산하기구에서 벌이는 공사들조차 조정이 안되니
소관부처가 다른 경우에는 오죽하겠는가.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가 무리하게 건설공사를 강행한 배경 또한 미흡한
행정협조 때문이다.
사고가 발생한 중랑천구간은 북부간선도로 연결도로의 교각공사와 맞물려
다른 구간보다 착공이 6개월정도 늦어졌기 때문에 공기단축을 서둘렀다는
것이다.
사고수습과정에서도 서울시와 시공사인 현대건설 도시철도공사 등 관계
기관간에 업무협의가 제대로 안되는 바람에 현장보고마저 우왕좌왕 갈팡질팡
하고 있는 것은 한심한 일이다.
서울시는 책임회피에만 급급하지 말고 이번 기회에 기강확립과 행정조정에
힘써야 한다.
비록 이번 사고여파로 동부간선도로 동1로 등 서울 동북부와 동남부를
연결하는 도로가 극심한 정체를 보이겠지만 또다른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도 철저한 사고 뒤처리를 마친 뒤에야 지하철 7호선 개통을 해야
한다고 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