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실정 정책혼선에 대한 책임공방이 치열한 가운데 각당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대안이 어떤 내용인가가 6.4 지방선거전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IMF한파로 양산된 고실업자 시대를 맞아 허무맹랑한 정치구호보단 어느
당이 구체적인 경제대책을 제시하는가에 유권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선거 한달을 앞두고 개회된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여야가 국민의
"표"를 의식, 경제난 극복방안 제시에 총력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경제현안에 대한 각당의 입장과 대안을 점검해 본다.

<>실업대책 =국민회의는 추경예산에 반영된 7조9천억원 규모의 실업예산이
적정한 수준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투자 확대를 통해 경기를 부양,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반대하고 있다.

IMF체제하에서는 적자재정을 통해 SOC예산을 확보하는 게 어려운데다
이로인해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뒤로 미룰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대량 실업사태에 대비한 재원확충을 위해 고액 이자소득과 사치성
소비재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방안도 함께 마련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적자재정을 편성하더라도 SOC투자를 대폭 늘리는 "뉴딜"식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고금리와 고환율 등으로 기업의 생산활동이 크게 위축돼 있는 현재
상황에서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는 곧바로 신규 수요창출로 연결되기 때문에
실업자 발생을 원천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입장에는 자민련도 동의하고 있다.

<>금융기관.기업의 구조조정 =여야 모두 금융기관과 기업의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국민회의는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의 개혁을 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6월께 은행의 경영개선 계획에 한 평가가 이뤄지면 강도 높은 금융개혁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구조조정의 우선 순위가 잘못돼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부와 공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먼저 이뤄낸 다음 금융기관과 기업의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개혁이 지지부진하고 정부 산하기관에 대해서도 낙하산 인사를
계속하고 있는 마당에 기업과 금융기관의 개혁을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
이라는 것.

<>경제정책 혼선 =한나라당은 정부와 여당이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하지
못하고 실행계획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는 등 경제정책에 혼선이 나타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재정경제부가 기업의 구조조정을 독려하고 있는데도 노동부는 인턴사원을
채용하라고 압력을 가하는 등 모순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국민회의는 기업과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경제정책이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만큼 정책의 우선순위 문제에 대해서는
확고한 입장이 정리됐다고 반박하고 있다.

<남궁덕.김남국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