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의 자회사나 출자기업의 부실정도가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

12월 결산 상장사 가운데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한 2백76개사의 경우 97년
경영성적은 연결전 적자보다 연결후 적자가 무려 97.6%나 늘어났다.

부채규모도 36.5%나 늘어났다.

자본총계는 3.4%나 줄어들어 자회사가 모기업의 경쟁력 회복에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증권거래소가 12월 결산 상장회사 가운데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한
2백76개사(종속회사 1천4백7개)의 97년 경영실적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연결전 당기순손실은 4조6백15억원이었으나 자회사와 출자기업
의 영업실적을 합산한(중복부문 제외) 적자규모는 8조2백45억원으로 97.6%나
늘어났다.

부채규모도 연결전 7백84조2천6백81억원에서 1천70조7천9백52억원으로
36.5%가 늘었다.

출자회사의 부실로 자본총계도 1백7조6천5백78억원에서 1백3조9천5백14억원
으로 3.4%가 줄어들었다.

경기 확장기엔 문어발식 계열사 확장이 효자가 됐지만 경기수축기엔 모기업
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부메랑으로 되돌아 오고 있는 셈이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 LG전자 금호건설 현대건설등 54개사(19.6%)가 연결전
흑자를 냈지만 연결후 실적은 적자로 전환됐다.

반면 연결후 흑자로 돌아선 회사는 고합과 효성티앤씨 2개사에 불과했다.

연결후 당기순이익이 증가했거나 당기순손실이 감소한 회사는 동양철관
대우전자 SK 상업은행 등 71개사(25.7%)에 불과한 반면 당기순이익이 감소
했거나 당기순손실 증가한 회사는 한전 LG반도체 현대자동차 등 2백3개사
(73.6%)에 달했다.

연결후 부채총액이 줄어든 기업은 케드콤 쌍용정유 일성건설 등 3개사에
불과했다.

대우 외환은행 국민은행 등 2백73개사(98.9%)의 부채는 오히려 늘어났다.

출자기업의 실적악화로 연결후 자본총액(자기자본)이 늘어난 회사도
쌍용양회 동국제강 삼성물산 등 1백13개사(40.9%)에 그쳤다.

지배회사와 종속회사간의 내부거래가 많아 연결후 매출액이 줄어든 회사는
영원무역 삼양통상 신원 청산 등 22개사(8.0%)였다.

한편 지배회사당 종속회사 수는 한해전 4.3개 에서 5.1개로 늘어나 경영
환경이 악화되는 속에서도 "기업확장"이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분석대상기업중 2백44개사는 회계 감사결과 "적정" 의견을 받았다.

"한정" 의견은 33개사, "의견거절"은 1개사였다.

< 최인한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