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4개 증권사 임원중 53명이 이번 주총에서 임기만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당초 예상됐던 대규모 물갈이는 없을 전망이다.

5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임기만료 임원은 총 23개사에서 53명에 달한다.

허준 대우증권 회장, 이종연 조흥증권 회장, 이재우 부국증권 부회장
등이 5월말로 임기가 끝난다.

사장중에서는 김창희 대우증권 사장, 김석동 쌍용투자증권사장, 안길룡
동양증권 사장, 김지완 부국증권 사장 전덕순 한양증권사장, 장기팔
한일증권 사장, 홍진일 유화증권 사장, 백승조 조흥증권 사장 등 8명이
5월말로 임기만료된다.

당초 증권업계는 최고경영자 등 임원진의 대폭 물갈이를 예상했었다.

증권사들이 지난 회계연도에 사상 최대규모인 2조원가량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최악의 경영성적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또 금융산업의 구조조정이 가시화되고 있는데다 업계의 경쟁이 더욱
거세지면서 증권사들이 임원교체를 통해 새로운 전략을 짤 필요도 있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대부분 증권사들이 임기만료 임원의 연임방침을
밝히고 있다.

6명의 임원이 임기만료되는 대우증권은 김수남이사를 제외한 모든
임원의 연임을 확정했다.

LG증권도 임기만료되는 이충구 이사를 연임시키기로 했다.

SK 동양 부국 등 다른 증권사들도 대부분 비슷한 입장이다.

이처럼 예상과는 달리 큰폭의 물갈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LG 등 대부분 그룹계열 증권사들이 지난해말 정기그룹인사에서 경영진을
상당폭 교체한데다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수시로 상당수 임원을 퇴사시켰기
때문이다.

실제 3월말 현재 증권사임원수는 모두 3백12명으로 지난해말(3백62명)보다
50명이 줄어들었다.

또 비상경영체제에서 임원을 바꾸면 기존 전략에 혼선이 빚어질 수있다는
점도 경영진교체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선경증권 관계자는 "지금은 죽느냐 사는냐를 결정하는 전시상태나
다름없다"며 "경영진을 교체하면 업무파악에만 몇달씩 걸리는 등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대부분 오는 30일 정기주총을 개최할 예정이다.

<조성근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