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사장 선출위원회가 한창 후보심사작업을 벌이고있던 지난 3일.

외신은 보리스 옐친대통령이 국영전력회사 사장에 아나톨리 추바이스
전제1부총리를 임명했다고 전했다.

이튿날 박태영 산업자원부 장관은 위원회에서 추천한 2명중 장영식
재미교수를 내정했다.

주총을 거쳐 김대중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만 남았다.

러시아도 우리처럼 공기업개혁을 놓고 골머리를 않아온지 오래다.

그래서 한국전력과 러시아전력의 경영혁신은 두 나라 경제개혁의 시금석
이나 다름없다.

그 성패는 장영식 사장내정자와 추바이스 사장의 경영수완에 따라 결정적
으로 좌우될 것이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같은 시기에 같은 과업을 맡았지만 경력이 너무
판이하다.

추바이스는 러시아 경제개혁의 간판스타다.

부총리 재직때 공기업민영화를 전공으로 삼았다.

워낙 세차게 추진하는 바람에 야당 반발이 심해 결국 도중하차 당하기도
했다.

물론 바로 컴백했다.

옐친 대통령이 야당인 공산당의 거센 정치공세를 무릅쓰고 재등용할 정도로
추바이스는 공기업수술에 관한한 러시아에서 제일가는 전문가다.

외신들도 추바이스 임명에 대해 "준비된 사람이 제자리에 앉았다"는 식으로
높은 점수를 주었다.

그렇지만 우리는 장영식 사장내정자가 얼마나 준비돼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다만 대통령경제고문을 지냈고 집권여당 실세의 친형이어서 개혁에 힘을
실을 수 있다는 일반적인 기대는 있지만...

이동우 < 경제부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