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대통령은 76회 어린이날인 5일 오후 실직한 김덕현(41.서울 홍제1동)
씨 집을 방문, IMF이후 "실업문제"를 현장체험했다.

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나는 오늘 실업상태에 놓인 가정 전체를 찾아가는
기분으로 이 집을 방문했다"고 말하고 "어려울 때일수록 낙심하지 말고
용기를 가져야 한다"며 분발을 당부했다.

21평 전세아파트에 살고 있는 김씨에게 대통령은 "우리는 6.25때 이런 집을
고관대작 집으로 생각했으며 꿀꿀이 죽을 먹고 살았다"면서 김씨부부와
자녀들을 위로했다.

김대통령은 기업체의 청원경찰로 근무하다 지난 1월 실직한 김씨와 부인,
아들(초등학교 4년), 딸(초등학교 1년)과 함께 대화를 나누는 도중 배석한
비서관에게 실업자 공공취로사업 기간의 한도(3개월)를 가능하면 더
연장토록 지시하기도 했다.

이에앞서 김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빈환영 행사에만 사용되던 청와대 본관앞
잔디광장으로 모범.낙도어린이와 소년소녀 가장 6백30명을 초청, 청와대
어린이날 행사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김대통령과 부인 이희호여사가 함께 참석했으며 1시간동안
가수 젝스키스와 진주의 "알리바바와 40명의 도적", 김건모의 "사랑이
떠나가네" 등 노래와 전래동요 공연, 즉석 간담회, 레크레이션이 이어졌다.

김대통령은 행사도중 직접 무대에 올라가 어린이들과 "고향의 봄"을
합창하기도 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어린이 명예기자와 가진 즉석 인터뷰와 간담회에서
자신의 어린시절 별명을 "엉덩이", 이 여사의 별명을 "히히호호"라고 공개해
웃음을 자아냈다.

어린이들이 "대통령을 하는게 좋으냐"고 묻자 김대통령은 "좋은 점도
있으나 경제가 급격히 나빠져 힘들다"고 말했다.

행사는 김대통령과 이여사가 어린이들과 손을 잡고 "어린이 날" 노래를
합창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이 여사는 대퇴부 골절상 때문에 휠체어를 타고 참석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