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는 더 떨어질수 있을 것인가.

떨어지면 그 폭은 얼마나 되고 기업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수 있을
것인가.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이 금리의 추가인하에 합의함에 따라 그 인하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에서는 IMF와 공식 합의를 계기로 금리인하정책이 탄력을 받을 것이고
기업들의 금융비용부담도 상당부분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계에서는 큰폭의 금리하락도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금리가
떨어져도 기업들의 부담은 쉽게 경감되지 않을 것이란 비관적 예측이 강한
편이다.

정부와 IMF가 금리인하를 위해 합의한 것은 크게 두가지다.

첫번째는 콜금리인하방식에서 "조심스럽게"나 "점진적으로"라는 식의
표현을 삭제했다.

그냥 외환시장의 안정을 바탕으로 콜금리를 계속 인하해 나간다고 명시키로
했다.

정부는 이를 금리정책에 대한 신축적 운영권을 최대한 확보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두번째는 한국은행이 은행들에 지원한 외화자금(1백40억달러)의 금리를
"리보(런던은행간금리)+8.0%"에서 "리보+4.0%"로 4.0%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원화뿐만 아니라 외화대출에 대한 금리부담도 덜어주기 위한 조치다.

이번 합의만 보면 이제 금리를 추가로 떨어뜨리기 위한 자율권과 재량권을
되찾은 것으로 평가된다.

하루짜리콜금리등 시장금리를 떨어뜨리면 은행등 금융기관의 수신금리가
하락하고 그렇게되면 대출금리도 낮아져 궁극적으로 기업들의 부담을 덜수
있게 된다.

정부가 금리인하를 다소 무리다싶게 밀어부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실제 정부여당은 상반기안에 시장금리를 외환대란이전수준(콜금리 연 11%대,
회사채수익률 연 15%대)으로 떨어뜨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번 합의를 계기로 실현가능성도 더욱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지만 시장참가자들은 이런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라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IMF와 정부의 금리인하 합의는 이미 시장에 충분히 반영된 탓에 금리가
하락하기는 하겠지만 폭은 크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다.

한 관계자는 "하루짜리 콜금리가 연 18% 안팎을 넘나들고 있는 것에서 알수
있듯이 금리는 많이 하락했다"며 "앞으로 하루짜리 콜금리가 연 17%대로
접어들기는 시간문제이지만 큰 폭의 하락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더욱 큰 문제는 시장금리가 아무리 떨어지더라도 기업들의 금융비용부담은
쉽게 경감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대부분 은행관계자들은 물론 한국은행에서도 이같은 시각에 동의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현재 기업들의대출금리가 높은 것은 자금수급의 문제라기
보다는 부도위험으로 인한 신용리스크 탓"이라며 "은행들이 부도를 겁내
대출을 안해주고 대출을 해주더라도 높은 금리를 받고 있는한 신용경색이
쉽게 풀리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 회사채를 발행할수 있는 기업들은 4대그룹에 불과한 실정이며 대부분
기업들은 연 20-30%대의 이자를 물고 기업어음(CP)을 발행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따라서 기업들이 금리인하의 실질적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신용리스크를 완화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이를 위해서 기업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 하영춘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