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업계와 아스콘업계가 해묵은 "콘크리트-아스팔트 우월성논쟁"을
벌이며 격돌하고 있다.

건교부가 국도 일부구간에서 콘크리트 포장을 검토하고 있는데 대해
아스콘업계가 아스팔트포장의 우월성을 주장하며 반발하자 시멘트업계가
곧바로 맞대응에 나서 두 업계간 ''싸움''이 다시 시작된 것.

한국아스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등 아스콘업계는 정부의 지시가 국도포장을
콘크리트로 대체하려는 것이며 이는 전국 2백90여개 아스콘업체들을 문닫게
할 것이라면서 방침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저 아스콘업체를 살려달라는 것만이 아니다.

아스팔트 포장이 승차감과 안전성, 유지관리 등 어느 면에서나
콘크리트포장보다 나은데 왜 콘크리트포장이냐는 주장이다.

아스콘업계는 자신들의 입장을 청와대 건교부 산자부 감사원 등 요로에
전달했다.

시멘트업계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양회공업협회는 물론 쌍용양회 등 개별업체들은 청와대와 건교부 등
정책당국에 콘크리트포장의 우월성을 주장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지역의원들도 지역경제와 나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운운하면서 이들을
거들고 나섰다.

시멘트업계 주장은 도로포장방법을 획일화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형차량의 통행이 많고 정체가 발생하는 구간은 경성인 콘크리트포장이,
고속의 자가용 통행이 많고 무거운 차량의 통행이 적은 곳은 연성인
아스팔트포장이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요컨대 콘크리트포장이 내구성이 좋다는 뜻이다.

이처럼 콘크리트포장이 낫다, 아스팔트포장이 낫다 하는 논란은
지난 80년대초 88고속도로 건설을 계기로 처음 불거져 나왔다.

당시는 시멘트업계가 판정승을 거둬 1백73.5km의 88고속도로 전구간이
콘크리트 포장으로 시공됐다.

이것은 고속도로에서 콘크리트포장이 본격 채택된 계기가 됐다.

그러나 국도는 외국과 마찬가지로 아스팔트포장이 절대우위를 점하고
있다.

건교부는 국도구간에서 콘크리트포장을 하더라도 이는 극히 일부분이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아스콘업계는 정부의 지시로 아스콘업계의 텃밭을 시멘트업계가
치고들어오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아스콘업계는 콘크리트로 포장된 88고속도로가 내구연한 20년이라는
주장과 달리 벌써 땜질누더기가 됐다고 공격하고 있다.

이에대해 시멘트업계는 중부고속도로의 경우 내구연한 10년으로 설계된
몇개 아스팔트포장구간이 8,9년만에 파손돼 덧씌우기를 했다고 맞받아친다.

건교부도 난감해졌다.

한편 건교부 관계자는 "연약지반 등 대부분의 지형에서는 아스팔트가
유리하지만 어떤 구간에서는 덧씌우기를 자주해야 하는 아스팔트포장보다
내구연한이 긴 콘크리트포장이 경제적"이라면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든지, 아스콘이 남아돈다든지 하는 것은 선택기준이 되지 않을 것"
이라고 말하고 있다.

건설경기가 위축돼 업계사정이 어려워지다보니 밥그릇싸움도 그만큼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채자영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