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업 육성이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닙니다.

꾸준히 투자하고 차근차근 경쟁력을 높여갈때 비로소 성과가 나타날
것입니다"

김석기(54) 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장은 요즘의 문화산업 열풍에 대해
전적으로 환영의 뜻을 표시하면서도 용두사미로 끝나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애니메이션은 종사인력 2만명, 생산규모 세계3위에 연간 수출액이 1억달러
인 국내최대 문화산업.

그렇지만 미국.일본업체들의 하청생산이 대부분이고 순수 국산창작 작품
수출은 거의 이뤄지지 않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국제적으로 제작능력을 인정받으면서도 이처럼 외국 하청에 그치고 있는
것은 국내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국가적 지원이 거의
없었다는 데도 이유가 있다.

"프랑스와 캐나다는 공공기금을 이용해 애니메이션 제작비의 40%까지를
무상지원하고 있습니다.

또 애니메이션업체들에는 세제혜택도 줍니다"

김회장은 유럽과 캐나다가 애니메이션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않고 있는
것은 미국 할리우드 문화에 대항해 자신들의 고유문화를 지키고 나아가선
국가적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애니메이션업체들이 우수한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실질적인"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관련, 김회장은 "영화처럼 진흥기금을 조성해놓고 우수한 작품에 대해
제작비조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국내 애니메이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 TV방영물중 절반이상을 유럽연합(EU)에서 만든 작품으로 규제하고 있는
EU처럼 TV방영 애니메이션의 일정비율을 국산으로 제한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
는 의견을 제시했다.

애니메이션은 국내 문화산업중 가장 유망한 수출분야이므로 방송사도
수출을 염두에 두고 애니메이션 제작에 투자하면 장기적으로 이익이 될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강현철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