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산업의 미래는 우리가 맡는다"

국내 PC게임업체에는 젊은 에너지가 넘쳐나고 있다.

일선 프로그래머는 물론이고 최고경영자인 사장의 나이도 20대 후반이
보통이다.

업체의 설립연한도 대부분 2~3년에 불과하다.

90년대에 들어서야 새로운 산업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지난 94년 결성된 한국PC게임개발사연합회는 신생산업인 게임업계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회원사들끼리 정보교환도 하고 필요한 인력을 양성해 국내 게임산업을
한단계 높여보자는게 목적이다.

"게임은 연관산업에의 파급효과가 큰 고부가가치 산업입니다.

PC의 성능이 향상되고 보급이 확대될수록 시장규모가 무한히 커질
전망입니다"(최권영 PC게임개발사연합 회장)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PC게임 업체들은 평균 연매출 3억~4억원에, 종업원
10여명정도의 영세한 규모다.

최근엔 대기업들이 대거 게임시장에 진출했다가 철수해버린 후유증으로 더욱
고전을 면치 못했다.

대기업들이 매출경쟁에 나서며 외국게임을 무차별적으로 수입,시장에
덤핑유통시키는 바람에 중소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된 것이다.

박승진 (주)에니콤 소프트웨어 사장은 "IMF이후 대기업들이 철수하면서
유통업체의 연쇄부도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시장질서가 바로 잡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개발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일해볼 만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최권영 연합회장((주)트윔 사장)은 "게임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조만간 일본처럼 게임디자이너가 최고의
인기직종으로 떠오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또 PC게임 개발에는 "컴퓨터실력"보다 "창의성"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로그래밍 실력은 궤도에 올랐으나 쓸만한 그래픽 디자이너나 시나리오
작가를 찾기가 어렵다는게 이들의 공통적인 고민이다.

그래서 신입사원을 뽑을 때도 학력보다는 실력이나 게임개발경력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게임시장에선 앞으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최 회장은 "창립 당시 5개에 불과하던 회원사가 지금은 68개로 늘어났다"며
"비회원까지 합치면 1백50여개사가 넘게 활동중"이라고 추정했다.

이들은 다음달 미국에서 열리는 게임견본시장인 E3 등 각종 해외전시회에
참가해 국산 게임의 수출길을 모색할 계획이다.

홍 사장은 "국산게임의 수준은 선진국제품의 80~90% 수준으로 근접했다"며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얻은 만큼 해외시장에서도 경쟁해 볼만 하다"고
강조했다.

< 이영훈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