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임러벤츠-크라이슬러 합병추진] '국내업계 영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벤츠-크라이슬러의 합병으로 촉발된 세계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은 국내
기업들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직접적인 영향은 벤츠와 기술 및 자본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쌍용자동차에
국한된다.
그러나 미국 3위 메이커와 유럽 최대 메이커의 합병으로 GM 포드에 이은
또다른 "골리앗"이 탄생한다는 것 자체가 국내 메이커의 해외전략에 큰
변수가 된다.
더욱 부담스러운 것은 해외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던 크라이슬러가
벤츠를 업고 세계 대중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점이다.
국내업체들의 주력제품인 중소형 승용차의 판매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따라서 각 업체들은 합병 소식이 전해지자 배경과 여파 분석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우선 쌍용자동차의 향방이 궁금해지게 됐다.
대우에 인수되면서 벤츠와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하는 상황에서 크라이슬러
라는 큰 변수가 생겼기 때문이다.
벤츠는 그동안 쌍용자동차를 아시아 생산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었으나
이 계획자체가 변경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크라이슬러가 이미 중국 베이징기차(기차)와 합작해 연산 20만대의 생산
능력을 확보해 놓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벤츠가 중국을 아시아거점으로 삼을 가능성이 커졌다.
벤츠는 크라이슬러와의 합병에 앞서서도 중국과 쌍용을 놓고 저울질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벤츠가 인수할 수도 있었던 쌍용을 대우에 넘긴 것은 아시아에서 크라이슬러
의 강점을 감안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벤츠-쌍용의 협력관계는 현재 수준에 머물 공산이 크다.
이럴 경우 벤츠와 엔진 소형버스 대형승용차 부문에서 협력을 맺고 있는
쌍용은 당장 차기 상품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물론 벤츠가 쌍용과의 관계를 강화할 수도 있으나 쌍용이 대우의 그늘에
들어가 있다는 점이 그 가능성을 희박하게 하고 있다.
현대나 대우 기아도 벤츠-크라이슬러 합병이 세계 메이저업체들간 제휴를
촉발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거대기업간 합종연횡이 잇따를 경우 국내기업들도 어떤 형태로든 그 대열에
끼지 않을 수 없다.
그런 면에서 대우는 다소 느긋한 입장이다.
GM과 글로벌 전략제휴를 추진하고 있어서다.
세계 최대 자동차메이커와의 전략제휴는 일단 치열해지는 "덩치 키우기"
경쟁에서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는 오히려 벤츠-크라이슬러의 합병이 GM과의 협상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GM 역시 벤츠와 크라이슬러의 합병에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렇다.
기아는 포드에 인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포드는 크라이슬러가 집중공략할 아시아시장에 큰 관심을 두고 있는 회사다.
포드는 이미 일본의 마쓰다를 갖고 있지만 GM과 크라이슬러를 견제하기
위해 아시아에 또 하나의 견실한 거점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기아를 인수하는데 가장 유리한 고지에 서있다는 점이 그 가능성을 더욱
높여놓고 있다.
문제는 현대자동차다.
현대는 미쓰비시와의 제휴에 한계를 항상 느껴 왔으나 그동안 해외기업들의
잇단 제휴요청에도 "자생력을 키운 다음"으로 제휴시기를 미뤄 왔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더 이상 시기를 놓치기 전에 유력 메이커와의 전략제휴를 추진해야 하는
고민에 빠지게 됐다.
벤츠-크라이슬러가 촉발시킨 세계 자동차업계의 "빅뱅"은 국내 자동차업계
의 구조조정과 맞물려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 김정호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7일자 ).
기업들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직접적인 영향은 벤츠와 기술 및 자본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쌍용자동차에
국한된다.
그러나 미국 3위 메이커와 유럽 최대 메이커의 합병으로 GM 포드에 이은
또다른 "골리앗"이 탄생한다는 것 자체가 국내 메이커의 해외전략에 큰
변수가 된다.
더욱 부담스러운 것은 해외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던 크라이슬러가
벤츠를 업고 세계 대중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점이다.
국내업체들의 주력제품인 중소형 승용차의 판매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따라서 각 업체들은 합병 소식이 전해지자 배경과 여파 분석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우선 쌍용자동차의 향방이 궁금해지게 됐다.
대우에 인수되면서 벤츠와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하는 상황에서 크라이슬러
라는 큰 변수가 생겼기 때문이다.
벤츠는 그동안 쌍용자동차를 아시아 생산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었으나
이 계획자체가 변경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크라이슬러가 이미 중국 베이징기차(기차)와 합작해 연산 20만대의 생산
능력을 확보해 놓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벤츠가 중국을 아시아거점으로 삼을 가능성이 커졌다.
벤츠는 크라이슬러와의 합병에 앞서서도 중국과 쌍용을 놓고 저울질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벤츠가 인수할 수도 있었던 쌍용을 대우에 넘긴 것은 아시아에서 크라이슬러
의 강점을 감안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벤츠-쌍용의 협력관계는 현재 수준에 머물 공산이 크다.
이럴 경우 벤츠와 엔진 소형버스 대형승용차 부문에서 협력을 맺고 있는
쌍용은 당장 차기 상품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물론 벤츠가 쌍용과의 관계를 강화할 수도 있으나 쌍용이 대우의 그늘에
들어가 있다는 점이 그 가능성을 희박하게 하고 있다.
현대나 대우 기아도 벤츠-크라이슬러 합병이 세계 메이저업체들간 제휴를
촉발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거대기업간 합종연횡이 잇따를 경우 국내기업들도 어떤 형태로든 그 대열에
끼지 않을 수 없다.
그런 면에서 대우는 다소 느긋한 입장이다.
GM과 글로벌 전략제휴를 추진하고 있어서다.
세계 최대 자동차메이커와의 전략제휴는 일단 치열해지는 "덩치 키우기"
경쟁에서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는 오히려 벤츠-크라이슬러의 합병이 GM과의 협상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GM 역시 벤츠와 크라이슬러의 합병에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렇다.
기아는 포드에 인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포드는 크라이슬러가 집중공략할 아시아시장에 큰 관심을 두고 있는 회사다.
포드는 이미 일본의 마쓰다를 갖고 있지만 GM과 크라이슬러를 견제하기
위해 아시아에 또 하나의 견실한 거점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기아를 인수하는데 가장 유리한 고지에 서있다는 점이 그 가능성을 더욱
높여놓고 있다.
문제는 현대자동차다.
현대는 미쓰비시와의 제휴에 한계를 항상 느껴 왔으나 그동안 해외기업들의
잇단 제휴요청에도 "자생력을 키운 다음"으로 제휴시기를 미뤄 왔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더 이상 시기를 놓치기 전에 유력 메이커와의 전략제휴를 추진해야 하는
고민에 빠지게 됐다.
벤츠-크라이슬러가 촉발시킨 세계 자동차업계의 "빅뱅"은 국내 자동차업계
의 구조조정과 맞물려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 김정호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