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을 스타트로 주요 10대그룹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고 있어 그룹 계열사 주가가 크게 재편될 전망이다.

구조조정의 골자는 주력업종을 4~5개 분야로 줄이겠다는 것.

그러나 대기업들은 정리대상업종을 명시할 경우 나타날 부작용을 우려,
업종을 구체적으로 거명하지는 않고 있다.

증권업계는 주력업종으로 선정되는 계열사 주가는 크게 오르고 반대로
탈락하는 계열사 주가는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삼성그룹의 경우 주력업종으로 알려진 삼성전자 삼성전기 등의
주가는 7일 큰폭으로 상승하고 매각대상으로 거론된 삼성정밀화학의 주가는
하락했다.

황창중 LG증권 책임조사역은 "주력계열사는 외자유치 매각대금유입 등으로
현금흐름이 좋아지기 때문에 주가가 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룹 계열사간의 주가차별화 현상은 기업의 구조조정이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장희순 다이와증권 상무는 "그동안 기업들은 말로만 구조조정을 외쳐왔다"
며 "구조조정이 실천되는 시점에 가야 비로소 본격적인 주가 차별화가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7일 대대적인 구조조정안을 발표한 현대, SK 계열사의 주가가 큰 변화를
보이지 않는 것도 이 때문(박신순 조흥증권 투자분석팀장)이라는 분석이
그래서 나온다.

통폐합 작업의 실현 가능성도 주가 재편의 중요한 변수다.

성보경 프론티어 M&A사장은 "주주들이 통폐합에 반대해 대거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이에 응할 자금여력이 있는 대기업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외국인투자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미지수다.

그룹계열사 주식을 대거 확보하고 있는 외국인투자자들이 반발한다면
통폐합 자체가 불가능한 탓이다.

그래서 증권업계 시황분석가들은 실천 및 실현가능성 여부를 봐가며
주식을 선별해야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조성근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