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에 심야상영이 보편화되며 이를 겨냥한 패키지 영화상품이 유행하고
있다.

심야상영은 밤 11시께 시작해 다음날 새벽까지 계속된다.

"색다르고 자극적인" 관람체험을 원하는 영화팬들이 늘어나고 있는데다
2-3편의 영화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화예술극장은 지난 2일 "메이드 인 홍콩" "천녀유혼"(만화영화)
"동사서독" 등 홍콩영화를 밤 11시부터 다음날 아침 7시까지 연달아 상영해
관객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었다.

이에 힘입어 씨네맥스와 코아아트홀도 같은 영화 3편을 묶어 각각 8일과
9일 심야상영을 한다.

코아아트홀은 지난달에도 "강원도의 힘"에 "집시의 시간" "펄프 픽션"
"패왕별희" 등 예술영화 한 편씩을 묶은 패키지상품으로 주말 심야영화행사를
실시, 호평을 받았다.

피카디리극장도 오는 16, 23일 "내가 쓴 것" "워킹&토킹" "파니핑크" 등
3편의 영화로 심야영화제를 연다.

심야영화제는 영화팬들에게 마땅한 상영관을 찾기 힘든 독립영화나
예술영화들을 볼수 있는 기회를 주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허리우드극장이 지난 4월 중순 초창기 국내 공포영화를 모아 마련했던
심야영화제가 한 예다.

영화계 관계자들은 "사람들의 야간활동이 많아지는 여름이 가까워올수록
심야영화상영은 더 늘어나며 새로운 영화관람문화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심야영화의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를 보는 영화계의 시선이
고운 것 만은 아니다.

한 극장 관계자는 "심야영화 관람객중엔 영화보다는 "독특한 분위기"를
즐기러 오는 사람들이 적지않다"면서 "이같은 현상이 영상문화 발전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이 드는 때가 많다"고 털어놨다.

< 이영훈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