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6일(현지시간) 올해 연방 정부 예산 체계를 지금까지의 적자
관리 체계에서 흑자관리체계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이에따라 미정부는 3년물 국채(Tresury Note)발행을 폐지하는등
국채운영체계를 전면 개편할 계획이다.

미 정부가 흑자예산을 편성하기는 지난 69년 이후 30년만의 일이다.

이에앞서 미의회 예산국(CBO)은 올 9월말로 끝나는 98회계연도 연방예산
흑자규모를 4백30억-6백30억달러로 추정했다.

또 내년에는 흑자규모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개리겐슬러 미재무부 차관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8년간 지속되온
경기호황으로 징세수입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미재무성 증권(국채)차환
발행 규모를 대폭 줄이고 현금상환을 늘려갈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겐슬러 차관보는 이를 위해 내주에 발행되는 약2백40억달러를 마지막으로
3년만기 재무성 증권 발행을 완전히 폐지하고 5년물 역시 발행기간을 종전의
월별 발행에서 분기별 발행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또 기존의 3년물을 차환발행할 때는 만기를 늘려 5년물로 대체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미국채(TN)는 3년, 5년, 7년등 다양한 만기구조를 유지해왔으나 지난
86년 20년 만기물(TB)이 폐지된데 이어 91년에는 4년만기물이, 93년에는
7년만기물이 차례로 폐지됐다.

현재는 3년물과 5년물 30년물이 대종을 이루고있으나 이번 조치로
3년물이 다시 사라지게 된 것이다.

미정부가 이처럼 국채발행 구조를 전면 개편키로함에 따라 세계 최대
채권시장인 뉴욕의 월스트리트는 큰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정부채권에 투자되던 자금이 민간 채권으로 이동하는등
채권시장 구조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있다.

또 정크본드가 투자가들의 관심을 끌어당기는등 세계 채권 시장과
국제적인 자금의 흐름에도 심도있는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당장 3년물 TN을 대체할만한 상품이 없다는 데서
그동안 이상품에 투자되었던 자금들이 대거 다른 상품으로 이동해갈 것으로
보고있다.

자금이동은 기업들이 발행한 3년짜리 상품으로 이동하거나 5년짜리로
이동한 다음 이자율 추이에 따라 다른 나라가 발행한 국채등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정부채권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왔던 연기금등은 특히 포트폴리오
편성에서 상당한 전략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저당증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페니매이"사 관계자는 "그동안
3년물 TN에 연4백억달러를 투자해왔다"고 밝히고 "이를 대체할 만한
상품을 선정하기 위해 다각적인 검토작업을 벌이고있다"고 설명했다.

민간이 발행한 채권 가격에도 변화가 나타날 전망이다.

메릴린치증권사의 애널리스트 "빌 커닝햄"은 "3년물에 투자되던
자금들이 우량기업 채권으로 옮아가면서 TB와의 금리차(스프레드)도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정크본드등 저급채권에 대한 투자여건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채이스증권사는 지난달 정크본드 발행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5천억달러를
넘어섰고 미국채 발행축소에 맞물려 발행액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상황은 정크본드 수준의 금리조건을 받아야 하는 우리나라의
국채나 한국기업들이 발행할 채권들에 상당한 투자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규재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