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라는 이름 뒤에 "다빈치"라고 하면"쉰세대"요, "디카프리오"라
고 하면 "신세대"라는 얘기를 할 정도로 성공한 영화 타이타닉은 오스카상
11개 부문 수상, 최대의 흥행수입, 사상최고의 제작비 투입 등 많은
부문에서 세계 신기록을 수립했다.

영화는 성공했지만 필자는 84년전 무려 1천5백명의 목숨을 앗아간 침몰사고
주인공으로서의 타이타닉에 관심이 더 간다.

표면상으로는 추위에 떨던 견시(Watcher)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빙산이
사고의 원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제로는 세계 최대 여객선의 취항에 흥분하고 공명심에 도취된
나머지 안전한 처녀항해를 위한 준비를 소홀히 했던 것이 사고를 초래했다고
본다.

항해책임자들의 직무태만이 주된 원인이라는 얘기다.

이 사건은 OECD가입후 선진국에 진입했다고 들뜬 나머지 다가오는 미래를
읽지 못하고 좌초해버린 우리 경제와 너무 흡사하다.

항해를 책임진 선장이나 선원들은 물론이고 승객들까지 축제분위기에
휩싸여 다가오는 빙산의 존재를 무시한 모습이 어쩌면 우리의 그것과
그렇게 비슷한지.

승객은 그렇다치고 선장과 선원들만이라도 정신을 차렸다면 성공한 영화
타이타닉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리더는 중요한 것임에 틀림없다.

지나간 개발독재시절 우리의 리더들은 성공이라는 결과만을 중시해 과정은
쉽게 무시해버렸다.

그러나 진정한 리더란 과거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앞날을 예측하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며 정상적인 과정을 중시함으로써 자신이 이끄는 조직이
좌초하지 않도록 해야하지 않을까.

"위기는 훌륭한 리더를 낳는다"고 했다.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이 위기라면 바로 지금 우리사회에는 타이타닉의
비극을 되풀이 하지 않을 새로운 선장이 나타날 때다.

진정한 리더십의 발휘를 통해서 말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