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보다 기술을 우대합니다"

금융기관의 대출담보로 부동산보다 기술이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시대.

먼 훗날의 얘기가 아니다.

바로 눈앞에 그런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그동안 금융기관에서 외면했던 기술이 담보능력이 있는 것으로 흔쾌히
받아들여지는 상황이 된 것이다.

올들어 세계은행(IBRD)차관중 일부가 벤처기업 지원에 쓰이도록 된 것이
시발점이다.

벤처기업창업및 육성에 4천억원이 지원되고 이중 2천억원이
기술신용보증기금을 통해 나간다.

기술을 보유한 예비창업자나 벤처기업으로 설립된지 3년이내면
기술보증만으로도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지난 22일 자금신청서 및 사업계획서를 교부하기 시작한직후부터
기술신용보증기금 전국 영업점에는 "맨손 기술맨"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보증서를 받기만 하면 은행에서 자금지원을 받을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신보측은 다음달 말까지 1천여건정도가 접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청업체중 절반정도가 보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 한 업체당
평균 2억원씩만해도 5백억원이 상반기중 대출된다.

나머지는 10월까지 집행될 예정이다.

이에따라 기술신보의 올해 보증 심사건수는 모두 3천여건에 달할
전망이다.

공학박사 10명을 주축으로 구성된 10개 심사팀이 이처럼 몰려드는
신청건수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기는 어렵다.

기술신보의 전종순 기술평가센터소장은 "기술평가 업무의 중요도가
커진만큼 현재와 같은 소규모 다수 기관보다는 독립적이고 권위있는
"기술평가원"이 설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은행의 담보위험률 평가에서 신용보증서는 10%,부동산은 50%를
차지하고 있다.

여전히 부동산의 비중이 높지만 부동산의 가치가 떨어지는 상황이어서
멀지않아 기술이 최고의 담보로 대접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문병환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