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통화정책의 중심을 금리에 두고 환율추이를 봐가며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하해 나가기로 했다.

박철 한국은행 자금담당 부총재보는 7일 "4월중 통화금융동향및 5월중
통화정책방향"을 설명하면서 "침체된 실물경기의 회복을 위해 금리문제가
중요한 만큼 통화정책의 중심을 당분간 금리인하에 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 부총재보는 이를위해 국제통화기금(IMF)과 합의한대로 외환시장의
안정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시장 상황에 맞춰 콜금리를 점진적으로
인하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박 부총재보는 그러나 "현재의 금융권 고금리는 자금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기업부도를 겁낸 금융기관이 대출을 꺼려하고 있는데서 기인한 만큼 콜금리
가 인하된다고 해서 기업 금융비용부담이 당장 경감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통화량에 여유가 있다고 해도 외환시장 추이를 지켜봐야 하는 만큼
통화량확대를 통한 금리의 급격한 인하는 있을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은의 이같은 태도는 금리인하를 꾸준히 추진하겠지만 기대 만큼 급격히
금리를 떨어뜨릴수는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4월중 총통화(M2) 증가율은 작년 동월대비 13.3%로 지난 2월(13.8%)과
3월(13.9%)에 비해 완만한 하락세를 보였다.

은행대출(신탁포함)은 지난달 4천5백5억원이 증가, 6천5백78억원이 감소
했던 지난 3월 보다는 다소 호전됐다.

그러나 작년 동기(3조3천1백47억원 증가)에 비해서는 크게 부진했다.

이는 고금리 및 실물경기침체로 통화수요가 둔화된데다 은행들도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유지 및 부실채권 발생 우려 등으로 여신
취급을 억제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 하영춘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