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과업계 사람들은 "하늘이 영업상무"라고 말한다.

날씨에 따라 매출이 천양지차라는 뜻에서다.

음료업계에서는 "하느님이 영업부장"쯤 된다.

빙과보다는 덜하지만 음료 역시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얘기다.

음료.빙과산업에서는 날씨의 힘이 절대적이다.

제품 좋고, 광고 좋고, 영업을 아무리 잘해도 날씨가 도와주지 않으면
결과가 좋지 않다.

성수기인 6~8월중 휴일마다 비가 내린다면 한해 장사는 엉망이 된다.

반면 무더위와 가뭄이 겹치면 창고를 모두 비우고 공장을 풀가동해야 한다.

사람들은 음료 빙과가 더울수록 잘 팔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느정도는 맞다.

그러나 실제와는 약간 다르다.

아이스크림의 경우 섭씨 25~30도에서는 기온이 오를수록 매출이 늘어난다.

그러나 대략 30도를 넘어서면 매출이 떨어진다.

너무 더워 소비자들이 움직이길 싫어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날씨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보니 음료.빙과업체들은 "하늘의 심기"
를 살피는데 온갖 정성을 들인다.

내일 날씨는 물론 금주 날씨, 이달 날씨, 올 여름 날씨 등을 끊임없이
예측하고 수정한다.

날씨예측 결과에 따라 제품전략을 세우고 생산전략 판매전략 유통전략도
수립한다.

가령 날씨가 몹시 더울 것으로 예상되면 비수기에 제품을 최대한 비축해
둔다.

음료.빙과업체들은 나름대로 기상예측 노하우를 쌓아놓고 있다.

기상청 기상예보를 참고하는 것은 기본이다.

예측체제를 갖추고 가동하는 곳도 있다.

롯데제과의 경우 일본 기상청 자료를 많이 참고한다.

최근의 기상 데이터를 과거 10년간의 데이터와 비교, 가장 유사한 연도의
기상추이를 기본자료로 삼는다.

해태제과는 외부 예측자료와 내부에 구축해둔 데이터를 섞어 기상을 예측
한다.

빙그레 역시 해외기상정보를 참고한다.

과학적 예측자료를 전적으로 믿는 것은 아니다.

기상예측 담당자들은 예로부터 내려오는 민간의 기상예측법도 활용한다.

"하늘의 뜻"을 정확히 헤아리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