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한파의 영향으로 주스류(과즙음료)시장에 판도 변화가 일고 있다.

90년대 들어 소득수준 향상과 함께 인기를 더해온 고급주스 시장이 내리막
길을 걷자 저과즙(과즙 함유량 50% 미만)이 그 자리를 메우는 양상이다.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가벼워지면서 1백% 고급주스 보다는 값이 저렴한
저과즙에 발길이 몰리기 때문이다.

업계는 고급주스류 수요는 전년대비 13% 이상 급감하는 반면 저과즙은 3%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93년 이후 5년만에 저과즙 매출이 고급 주스류를 웃돌게 되는 셈이다.

<> 저과즙시장 =동원산업 제일제당 농심 등 대형식품전문업체와 신라명과
등 베이커리업체, 그리고 건강이미지를 앞세운 제약업체들이 이 분야에
앞다퉈 뛰어들었다.

롯데칠성 해태제과 등 기존 메이저의 지위를 넘보고 있는 것.

연간 4천5백억원에 이를것으로 예상되는 거대한 시장을 놓고 치열한 한판
승부를 벌일 분위기다.

저과즙 시장중 최대 격전지는 역시 퓌레음료.

갈아마시는 듯한 느낌으로 지난해부터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퓌레음료는 배 사과 토마토 당근 유자 등 소재가 점차 다양해지면서 날로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이 음료는 지난 95년 해태음료에서 "갈아만든 홍사과"를 출시한 것이 그
효시.

그러나 1년후인 96년 해태음료가 내놓은 "갈아만든 배"가 빅히트를 치면서
유사제품들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하고 있다.

"갈아먹는"(한미약품) "사각사각"(롯데칠성)" "속살"(남양유업) "내몸에"
(건영식품)시리즈에 이르기까지 관련 제품을 만드는 업체가 30개를 넘는다.

미투(Me Too)전략이 가장 성행하는 분야다.

아이디어는 누가내든 소비자는 우리것이란 포석이 깔려있다.

건영식품이 당근과 토마토를 주원료로한 가야농장 제품으로 지난해 상당한
수익을 올린게 그예이다.

배음료는 올해도 2천억원대의 큰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게 업계의 전망이다.

15~50%대의 순수 저과즙시장도 뜨는 분위기다.

롯데칠성이 지난해 10월 과즙함유량이 49%인 쌕크러쉬(오렌지 함유)를
내놓은데 이어 해태음료도 최근 45%인 모닝벨 오렌지로 맞서 라이벌간
자존심 경쟁을 벌이고 있다.

어린이용 저과즙주스인 카프리 썬을 유럽에서 수입 판매해온 농심도
지난달부터 자체 생산을 시작했다.

이를위해 안성 공장부지에 관련 생산설비를 깔았다.

농심은 오렌지 사파리 체리 사과 등을 10~30% 함유한 카프리 썬제품으로
연간 5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이밖에 동원산업이 이달부터 "내츄럴"이란 브랜드로 오렌지 및 포도주스
시장에 신규 참여하며 신라명과도 4월초 레드비트를 원료로한 메디쥬스를
시판하고 나섰다.

<> 고급주스 =전반적인 수요 감세에도 불구하고 최고급 냉장유통주스를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7월 국내 오렌지주스 시장이 완전 개방되면서 유통기간이 짧아
신선한 맛을 유지해주는 고급 냉장주스를 둘러싼 국내외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 졌기 때문이다.

매일유업이 지난 92년 미국 콜킨스사로부터 원액을 수입, 처음 시판한데
이어 서울우유가 "아침에주스", 제일제당이 "돌 후로레쉬주스"를 내놓았다.

그러나 지난해 해태음료가 "선키스트 컨츄리 주스", 롯데칠성이 오렌지
적포도 사과 등 3종의 "콜드주스"를 시판하면서 판촉경쟁이 본격화 되고
있다.

상온유통 제품인 기존 주스류와는 달리 주로 종이팩으로 포장됐으며 가격이
기존 제품보다 10% 이상 비싸다.

냉장유통주스는 국내에서는 주스시장의 5% 남짓한 정도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성장잠재력이 높은 분야이다.

이밖에 국내 주스시장을 파고들기 위한 코카콜라의 공격적 판촉도 눈여겨
볼만하다.

이 회사는 금년초 1.5 들이 "하이씨"제품을 롯데칠성보다 2백원 싼값에
내놓아 국내업체를 당황케했다.

또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미니트 메이드(MINUTE MADE)도 조만간
시판할 예정으로 있어 돌풍이 예상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