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대우그룹회장이 IMF사태가 발생하기 4개월전인 지난해 7월 27일
강경식 전 부총리에게 외환위기 가능성을 조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7일 강 전부총리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에서 "강 전부총리가
지난해 김회장과 최종연 한국은행 부총재 등으로부터 외화조달난과
대외신인도에 우려가 있다는 보고를 받아 외환위기 진전상황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우는 "김 회장이 메릴린치사에서 작성한 한국의 경제상황에
관한 자료를 접하고 한 모임에서 우연히 만난 강 전부총리에게 그 내용을
얘기해 준 것으로 안다"면서 "김 회장이 특별히 정부측에 보고 채널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기아사태 이후 우리 경제의 대외신인도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 것은 주지의 사실이기 때문에 김 회장의 조언이 새삼스러울
것은 없지만 민간기업인의 사전경고에도 불구, 강 전부총리의 대응이 미흡
했던 것은 곱씹어 볼 대목이라고 촌평했다.

< 이심기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