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인도네시아의 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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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는 서쪽 끝의 수마트라에서 북동쪽의 할마헤라까지 5천1백km
안에 자리잡은 1만7천여개의 섬으로 이뤄졌다.
19세기 중엽 영국의 언어학자 로건이 붙인 국명은 인도 도서라는 뜻이다.
현지인들이 부르는 "누산타라"역시 많은 섬들의 나라라는 의미다.
자바 순다 마두라족 등 3백여종족이 혼재된 다민족국가이며, 2억이 넘는
인구의 88%가 회교도로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
왼손을 부정한 것으로 여겨 물건을 주고 받을 땐 반드시 오른손을 사용한다.
머리를 쓰다듬는 것도 질색한다.
우리나라와는 1973년 9월에 국교를 수립했다.
현 대통령 수하르토는 66년 쿠데타로 수카르노를 축출한 뒤 골카르
(기능집단)라는 집권정당을 창당, 사실상의 독재체제를 확립한 뒤 야심찬
경제개발 계획을 추진했다.
30여년동안 인도네시아 경제를 연평균 7%씩 성장시켰고 집권당시 80%이던
극빈자를 지난해 20%로 낮췄다.
그러나 불과 8개월전까지만 해도 승승장구 발전해온 인도네시아는 지금
벼랑끝에 섰다.
30여년동안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해온 수하르토 역시 일생일대의 위기를
맞았다.
각지에서 격렬한 반정부시위가 펼쳐지는 가운데 군인들의 삼엄한 경비
아래서도 생필품 약탈이 자행된다는 소식이다.
인도네시아가 이처럼 극도의 혼란에 빠진 직접적 이유는 경제난으로 인한
루피아화의 가치절하와 물가폭등이지만 그 내부에는 수하르토의 장기독재
및 그 일족의 이권사업 독점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하르토의 3남3녀가 가진 재산만 63억5천만달러, 사위 등 일족의 재산까지
더하면 4백억달러가 넘는다는 얘기는 인도네시아의 현사태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임을 짐작케 한다.
인구의 3.2%(6백50만명)인 화교가 전체 국부의 80%이상을 차지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정치집단의 부패와 부의 편중은 언제 어디서나 사회.경제적 불안으로
직결된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증명하는 셈이다.
인도네시아는 "적도에 걸린 에메랄드 목걸이"로 불릴 만큼 천연자원이
풍부한 나라다.
그러나 지금의 인도네시아는 천부의 혜택도 관리를 잘못하면 아무
소용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세계는 물론 우리나라 경제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인도네시아의 앞날에
주목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9일자 ).
안에 자리잡은 1만7천여개의 섬으로 이뤄졌다.
19세기 중엽 영국의 언어학자 로건이 붙인 국명은 인도 도서라는 뜻이다.
현지인들이 부르는 "누산타라"역시 많은 섬들의 나라라는 의미다.
자바 순다 마두라족 등 3백여종족이 혼재된 다민족국가이며, 2억이 넘는
인구의 88%가 회교도로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
왼손을 부정한 것으로 여겨 물건을 주고 받을 땐 반드시 오른손을 사용한다.
머리를 쓰다듬는 것도 질색한다.
우리나라와는 1973년 9월에 국교를 수립했다.
현 대통령 수하르토는 66년 쿠데타로 수카르노를 축출한 뒤 골카르
(기능집단)라는 집권정당을 창당, 사실상의 독재체제를 확립한 뒤 야심찬
경제개발 계획을 추진했다.
30여년동안 인도네시아 경제를 연평균 7%씩 성장시켰고 집권당시 80%이던
극빈자를 지난해 20%로 낮췄다.
그러나 불과 8개월전까지만 해도 승승장구 발전해온 인도네시아는 지금
벼랑끝에 섰다.
30여년동안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해온 수하르토 역시 일생일대의 위기를
맞았다.
각지에서 격렬한 반정부시위가 펼쳐지는 가운데 군인들의 삼엄한 경비
아래서도 생필품 약탈이 자행된다는 소식이다.
인도네시아가 이처럼 극도의 혼란에 빠진 직접적 이유는 경제난으로 인한
루피아화의 가치절하와 물가폭등이지만 그 내부에는 수하르토의 장기독재
및 그 일족의 이권사업 독점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하르토의 3남3녀가 가진 재산만 63억5천만달러, 사위 등 일족의 재산까지
더하면 4백억달러가 넘는다는 얘기는 인도네시아의 현사태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임을 짐작케 한다.
인구의 3.2%(6백50만명)인 화교가 전체 국부의 80%이상을 차지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정치집단의 부패와 부의 편중은 언제 어디서나 사회.경제적 불안으로
직결된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증명하는 셈이다.
인도네시아는 "적도에 걸린 에메랄드 목걸이"로 불릴 만큼 천연자원이
풍부한 나라다.
그러나 지금의 인도네시아는 천부의 혜택도 관리를 잘못하면 아무
소용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세계는 물론 우리나라 경제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인도네시아의 앞날에
주목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