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절대적 가치가 무엇인가 묻는다면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유"라고 답할 것이다.

이러한 사조는 경제분야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모든 기업에 최대한의 경제적 성취를 추구할 수 있는 자유가 더욱
보장돼야 한다는 능률지상주의의 물결이 미국과 영국을 시작으로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흐름은 과거 서방 자본주의 국가간에 동구 사회주의 체제에 맞서기
위한 "상호의존적 경쟁"구조에서 냉전체제가 사라진 이후 상호의존적이라는
의미가 퇴색하면서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아울러 기업이 점차 국경의 제약을 벗어나 지구촌경영이 확대되면서 이와
철학을 달리하는 국가들에서도 거부하기 어려운 추세가 되고 있는 것이다.

요즈음 각국의 정책담당자들의 공통주제어가 되고 있는 규제완화 역시
이러한 각도에서 이해돼야 한다.

이는 사회체제의 권력축을 정부로부터 민간기업으로 이동시키는 추진력이
되고 있다.

우리는 과거 자본주의 체제에서 왜 자유라는 가치가 형평이라는 개념으로
제약되어야 했는지 잘 알고 있다.

그것은 사회구성원 각자의 최대한 이기적 추구가 사회적 연대를 어렵게
하고 체제자체의 존립에 위협을 초래케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본다면 지금의 신자유주의라는 것은 새로운 발전이라기보다
과거로의 회귀라고 할 수 있는 측면이 있고 이 흐름의 끝에 그 모순의
결과가 어떠한 모습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우리경제도 이런 세계적 흐름에 동승하지 않을 수 없다.

아니면 낙오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체제의 모순들을 최대한 치유하면서 변화에 임해야
한다.

특히 기업들이 회계와 경영을 투명하게 하지 않은채 투자한 것보다
몇배나 많은 자본을 차입해 임의로 경영하면서 기업의 자유만 내세워서는
안된다고 본다.

이는 가능하면 자신이 땀흘리지 않고 남의 노력에 편승하기를 원하는
인간의 속성을 무시하고 형평만을 내세운 사회주의체제 못지않게 참담한
결과를 가져올수도 있기 때문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