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이 모든 기명기사에 기자 전자메일주소를 표기하기 시작한
11일.

기자는 다시 인터넷의 위력을 실감했다.

이날 기자의 컴퓨터에는 20여건의 전자메일이 도착했다.

그중에는 홍콩과 대만에서 온 것도 있었다.

본사 인터넷홈페이지에서 전자뉴스를 검색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홍콩사무소 직원은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정보기술업체의 명단자료를 부탁해
왔다.

어떤 기업 관계자는 신문기사를 보고 "우리도 같은 사업을 하고 있는데 왜
빠졌지요"라는 애교성 항의와 함께 자기 회사 사업 내용을 보내 왔다.

벌써 전자메일이 "독자와 대화하는 창"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이날자로 "월가 리포트"를 썼던 이학영 뉴욕특파원.

그 역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전해 왔다.

국내 업계 학계 관계자들로부터 미국 기업들의 구조조정관련 자료를 요청
하는 전자메일 30여통을 확인하고는 "태평양이 사라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는 것.

그는 취재일선에서 정신없이 바쁜 가운데서도 틈틈이 독자들의 문의에
답신을 보내는게 마냥 즐겁기만 했다.

보다 정확하고 알찬 기사를 전달해야 겠다는 다짐도 했다.

이날 편집국 모든 기자들은 같은 생각을 했다.

독자들 역시 한국경제신문 기자들의 전자메일 ID공개에 대해 크게 기대하는
모습이다.

한 독자는 전자메일로 "그동안 많은 신문들이 독자들에 더욱 가깝게 다가설
것이라고 말해 왔으나 진정 독자와 함께 호흡하는 신문이 어떤 것인지를
알수있게 해주었다"고 전해 왔다.

또 "기사에 더욱 신뢰가 간다" "독자지향적인 신문의 첫 걸음이다" "알기
쉬운 경제, 열린 신문을 보는것 같다"는 등의 격려가 쏟아졌다.

정보혁명의 기반인 인터넷은 "누구나 언제나 어디서나(Any One,Any Time,
Any Place)"를 슬로건으로 글로벌 통신체계다.

인터넷혁명에 얼마나 발빠르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개인과 기업, 국가의
경쟁력이 결정되는 시대다.

신문도 예외일수 없다.

"한국경제"의 독자와 기자는 이제 누구나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정보를
주고 받는 친구가 됐다.

전자메일이 가져다 준 선물이다.

한우덕 < 정보통신부 기자 woody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