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드 오이스트라흐(1908~1974).

러시아 오데사 출신 바이올리니스트인 그는 "동방의 파가니니"
"바이올리니스트의 차르" 등 다양한 별칭으로 불렸다.

그러나 그는 걸출한 바이올린 연주자이기에 앞서 깨끗하고 순결한 영혼을 지
닌 한 인간으로서 더 사랑받았다.

날카롭고 직관적이며 고난도의 테크닉을 구사했던 하이페츠와는 달리 그의
연주에는 항상 우아함과 따뜻함이 담겨있었다.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칸타빌레(노래하듯이)"연주였으며 "아다지오의
거장"으로도 불렸던 점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BMG가 이번에 내놓은 오이스트라흐 전집(5CD)은 그의 "따뜻한"연주세계를
함축적으로 전해주는 음반이다.

이 전집을 구성하는 음반중 하나인 "바이올린 소품집"은 그가 46년~53년
모스크바에서 녹음한 곡이 수록됐다.

이 음반의 첫 트랙인 비탈리의 "샤콘느 G단조"는 특히 "지상에서 가장 슬픈
노래"란 꼬리표를 달게한 하이페츠의 연주와는 또다른 맛을 느끼게 한다.

이 음반에는 슈만 "헌정 1번 작품25", 브람스 "헝가리무곡", 파야 "6개의
스페인 민속선율", 드뷔시 "아름다운 저녁", 라흐마니노프 "보칼리즈 14번
작품34" 등 21곡이 실려있다.

< 김재일 기자 Kji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