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또다시 연중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외환위기로 국가부도 사태우려까지 나오면서 10년만에 최저주가를 기록했던
지난해 12월 수준마저 위협하고 있다.

증자를 통해 금융기관과 기업의 구조를 조정하려는 계획도 증시침체에
따른 대규모 실권사태로 자칫 수포로 돌아갈 위기를 맞고 있다.

12일 종합주가지수는 전일보다 9.72포인트(2.68%)가 떨어진 351.86에
마감됐다.

장중한때 350선이 무너지기도 했으나 외국인이 매수우위(1백11억원)를
보이면서 가까스로 350선을 지켰다.

금융기관과 기업구조조정이 가시화되면서 금융경색은 물론 대규모 기업정리
가 따를 것이란 우려감으로 일반투자자들 사이에선 투매사태가 나타났다.

하한가 종목이 올들어 가장 많은 3백15개나 쏟아졌다.

업종별로도 부실징후기업이 몰려있는 은행(하락율 8.34%) 증권(6.07%)
건설주(5.84%)의 하락폭이 컸다.

아시아 금융시장이 여전히 불안한데다 구조조정이 코 앞에 닥친 증권 투신
은행 등 기관투자자의 주식처분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도 주가하락을
부추겼다.

96년 3월 이후 2년만에 2조원 아래로 떨어진 고객예탁금도 수급악화에
대한 우려감을 높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시침체가 지속될 경우 대규모 실권사태로 증자를
통한 구조조정 계획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제일 서울은행의 주가가 감자를 단행하기 직전인 지난 1월의
수준으로 되돌아 간 것은 구조조정의 시기를 놓친 때문"이라며 "3월초
1백11조원을 넘었던 싯가총액이 최근 두달 사이에 41조원이나 줄어든 것은
구조조정이 지연된데 대한 비용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해서도 시장관계자들은 "뚜렷한 매수주체가 없고
수급사정이 악화돼 있는데다 불안한 아시아금융시장이 가닥을 잡지 못해
낙관하기가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 허정구 기자.huhu@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