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은 13일 "은행마다 5-10개 대기업을 정리한다는
뜬 소문이 있으나 실제 정리될 기업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은행지원을 받아 정상화를 꾀하는 기업은 소유권과 경영권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기업부도공포가 확산되고 있는데 대해
"기업부실판정은 기업정리에만 촛점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에앞서 장철훈 조흥은행장 등 6대 시중은행장들과 조찬간담회을
갖고 "금리가 연 10-12%정도의 정상적인 상황에서 도저히 살수 없거나 사업
전망이 없는 기업을 분류하고 소생가능한 기업을 선별해 지원하는 것이
기업부실판정위원회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현재 재무상태로는 대부분의 기업이 부실해 정리될 것 같지만
정상적인 상황에서 살수 있는지와 미래 성장가능성 등을 동시에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중소기업은 가능한 한 지원해 소생시키는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부실판정이후 은행지원을 받아 회생을 모색하는 기업 대주주는
소유권을 고집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은행구조조정대책팀이 기업을 지원키로 결정하면 대출을
주식으로 바꾸는 방안(출자전환)도 추진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외국기업은 소유권개념이 희박하지만 한국기업 오너들은 소유권에
집착하고 있다"며 "기업들은 필요하면 소유권을 내놓아야 하며 은행도 적극
유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고광철 기자 gw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