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기업구조조정 방안이 14일 열린 국회 정무위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대기업 부채비율의 단시간내의 무리한 감축에 따른
부작용, 산업은행의 새한종금 인수 문제점 등을 집중 추궁했다.

또 이같은 과정에 개입될 가능성이 농후한 "정치권력의 차단" 대책 등을
따졌다.

여당의원들은 금융감독원의 조기 설립을 촉구하는 한편 부실채권 정리를
위한 재원조달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이상현 김길환 김영선 의원 등은 이날 "지난해말 현재 30대
기업들의 자기자본대비 부채비율이 5백18%에 이르고 있는 현실에 비춰볼 때
금감위가 내년말까지 대기업의 부채비율을 2백%로 감축하라고 한 것은
무리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김길환 의원은 "연도별 감축비율을 정하거나 업종별 부채감축 비율을
차등 적용하는게 타당하다"며 "부채비율을 줄이려면 기업에 대한 금융기관
대출금을 출자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의원은 "이달말까지 도태시켜야할 기업과 살려야할 기업을 구분하기
위해 각 은행이 부실기업판정위원회를 설치하고 있으나 뚜렷한 판정기준이
없어 판정마저 부실화할 우려가 있다"며 금감위가 공동기준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한나라당 이해봉 의원은 산업은행의 새한종금 인수 방침과 관련,
"벌써부터 기업 및 은행 구조조정에 정치적 입김이 들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현 정부와 여당은 이로 인해 5년 뒤 사법처리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권영자 의원은 금융기관의 역외펀드 투자손실규모와 동서증권의 허가취소
요청에 대한 결과를 따져 물었다.

국민회의 이석현 의원은 "업무추진의 혼선을 막기 위해 금융감독원의
출범을 99년까지 기다릴 게 아니라 조직정비를 서둘러 하반기에 출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국제결제은행(BIS)이 정한 자기자본비율 8%에 미달한 은행의 경영개선
계획이 유상증자 등 실현성없는 것으로 돼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회의 조한천 의원은 "부실기업 정리와 은행의 구조조정이 동시에
진행되지 않으면 금융시스템 마비로 기업과 은행이 한꺼번에 무너질 수도
있다"면서 "부실기업정리에 따른 은행들의 부실채권 정리 재원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최명수 기자 mes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