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의 다우존스공업지수가 13일 다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종가는 50.07포인트 오른 9천2백11.84.

지난 4일의 최고기록(9천1백92.66)이 가볍게 깨졌다.

인도네시아 사태로 불안해진 동남아시장에서 이탈한 자금이 안전도피처인
미국으로 몰려 주가와 채권값을 모두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가가 다시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버블경계론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소위 주가대폭락의 "그날"이후 세계경제가 어떻게 될 것이냐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속속 나오고 있다.

결론부터 말해 대부분 전문가들은 주가폭락이 미국과 세계경제에 주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고있다.

전문가들은 제2의 블랙먼데이가 발생해도 그 충격은 과거의 대폭락과는
상당히 다를 것으로 보고있다.

"주가폭락-미국경기위축-세계경제불황"같은 사태는 전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이클 무사 국제통화기금(IMF)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 87년의
블랙먼데이처럼 주가가 20%쯤 폭락해도 미국경제나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주가가 폭락하면 증권을 보유하고있는 미국가계의 소비가 줄어들기는
하겠지만 소비 감소폭이 좁고 기간도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잠깐 주춤하다가 곧 원상태로 회복된다는 것이다.

그는 87년 블랙먼데이 당시에도 경제충격은 극히 제한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일선 금융기관 분석가들의 견해도 비슷하다.

살로먼 스미스바니의 셴홀츠와 모건스탠리은행의 리처드 데이빗슨 같은
재야 이코노미스트들은 주가가 폭락해도 그 영향이 우려할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지적한다.

심리적인 충격으로 유럽과 아시아주가들도 연쇄적으로 동반 폭락하겠지만
금방 회복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세계경제에 주름살은 생기겠지만 주름살의 크기와 깊이는 대수롭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들은 주가 20% 폭락시 미국가계 소비지출이 약 1% 감소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유럽가계 소비감소폭은 더 적어 미국의 절반에 불과할 것으로 본다.

그 결과 미 경제성장률은 주가폭락이 발생하지 않았을때 보다 0.5%포인트쯤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유럽과 일본의 성장률은 0.3%포인트, 캐나다는 0.4%포인트 정도
영향받는다는 관측이다.

이에따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전체로는 평균성장률이
0.3%포인트 저하되는데 그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주가폭락이 오히려 플러스 효과를 낸다는 견해도 있다.

미국등 일부 경기호황국들의 경기과열을 해소시켜 준다는 것.

선진7개국(G7) 인플레율을 기준으로 보면 주가폭락 당해 연도의 인플레는
거의 움직임이 없고 이듬해 들어 0.3%포인트 정도 물가가 떨어질것 이라는
분석이다.

그결과 각국은 물가불안 걱정없이 금리를 인하, 주각폭락에 따른 경기부진
파장을 걷어낼 수 있다고 낙관한다.

결국 어느날 갑자기 미증시 거품이 꺼진다해도 크게 염려할 것은
아니라는 진단들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현 경제여건으로 볼때 주가지수는 9천대가 아닌
"7천대"가 적절하다고 지적한다.

< 이정훈 기자 lee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