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형 로펌(법률회사)들이 "2M 특수"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반독점법 위반사건과 봇물처럼 터지는 M&A
(기업인수합병)로 일감이 밀려들고 있다.

먼저 M&A쪽을 보자.

올 1-4월중 미국내 M&A는 4천2백60건에 달했다.

하루 평균 32건의 합병이 발표된 셈이다.

M&A 1건당 쌍방을 대표하는 2개의 로펌이 달라 붙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로펌업계 입장에서는 하루 64건을 수임하고있다.

합병규모도 건당 평균 1억6천8백만달러로 작년에 비해 2배로 커졌다.

그만큼 로펌들의 수임료도 커졌다.

건당수입료는 1백만달러에서 3백만달러에 이른다.

로펌들의 전성시대가 온 것이다.

물론 미국의 로펌들이 모두 M&A특수를 누리는 것은 아니다.

로펌업계에도 독식체제가 구축되고있다.

은행합병의 경우 "설리번 앤드 크롬웰"과 "와텔 립튼 로젠 앤드 카츠"라는
2개 로펌이 거의 독식하고 있다.

최근에 이루어진 합병규모 상위 25건의 은행 M&A중 18건을 이 두회사가
수임했다.

특히 와텔은 지난 4월에 이루어진 은행간 메가머저 2건(뱅크
아메리카-네이션스 뱅크, 뱅크원-퍼스트 시카고간의 합병)을 잇따라
차지했고 그중에도 뱅크원건은 합병 양측으로부터 의뢰를 받는 이변을
연출했다.

MS 반독점 논쟁은 벌써부터 "미국 사법사상 최대의 송사"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있다.

연방정부(법무부) 말고도 20여개 주정부가 MS를 반독점법에 걸어
제소했다.

"변호사들에게 포위당한 MS"라고 말해지는 정도다.

여기에 미정부와 의회의 반독점 공세도 가세해 사태는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최근 SBC와 아메리테크의 합병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 상원의원들이 이 두회사의 합병에 반대하는 청원서를 제출한 것.

그러나 문제가 생길수록 로펌들의 일거리는 많아지게 마련이다.

록히드와 노드롭의 합병건에 대해 미국정부가 반독점규정을 들어 승인을
보류하고 있는 것도 로펌의 대표적 먹잇감이다.

MS에 이어 이들 사건들도 송사로 갈 가능성이 크다.

합병자체도 일거리지만 송사는 더욱 큰 일거리다.

합병업무는 변호사와 회계사 중개인들이 함께 달라붙지만 송사는 로펌들의
주무대다.

한건의 합병으로 2~3건의 수임건수가 생기는 셈이다.

게다가 이달 들어서는 M&A규모가 1천억달러를 넘을 정도로 기업합병이
과열되고 있다.

M&A가 주가를 높이고 뜀박질하는 주가는 다시 M&A를 촉진하는 연쇄작용이
일어나고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미 증시에 거품이 형성되고 있는 조짐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로펌 입장에서는 거품은 상관 없다.

어떻든 광풍과도 같은 M&A열기와 이를 둘러싼 송사러시가 변호사들의
호주머니를 가득가득 채워가고있는 중이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