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강 1천리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 만난 정선.

외롭게 강줄기를 내려다보고 있는 "아우라지 처녀상" 옆에 서면 그 옛날
뗏목을 실어 나르던 사공들이 구성지게 흥얼거리던 아리랑이 귓전을 맴돈다.

"아라리의 고장"정선은 산 좋고 물 맑기로 이름높은 곳.

여름철이면 천연 그대로의 자연을 즐기려는 도시인들이 계곡마다 넘쳐난다.

하지만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 요즘같은 초여름에 이 곳을 찾으면 한결
여유롭게 정선의 비경을 즐길수 있어 더욱 좋다.

정선 아리랑의 발원지인 아우라지는 송천과 골지천 두 강물이 이곳에서
하나로 어우러진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목재를 운반하던 나룻배들은 이제 볼수 없지만 그 정경을 머리에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정취가 느껴진다.

정선하면 빼놓을수 없는 것이 "화암8경"이다.

화암은 말 그대로 "그림같은 바위"라는 뜻.정선의 수려한 산세를 이곳
사람들은 "그림 바위"란 말 한마디에 담았다.

화암8경의 제1경은 톡 쏘는 맛이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화암약수다.

깊은 산속 바위를 뚫고 솟아오르는 화암약수는 위장병과 피부병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찾는 이가 끊이지 않는다.

화암약수를 나서면 거북이가 산등성이를 오르는 모양의 "거북바위"와
짙푸른 물을 자랑하는 "용마소"가 반긴다.

화암8경의 하이라이트는 빼어난 산수가 금강산에 못지 않다는 "소금강"이다.

물고기가 많이 난다해서 어천이라고도 불리는 동대천을 따라 5km에 걸쳐
펼쳐진 계곡의 아름다움은 보는 이를 압도한다.

소금강은 계절이 따로 없다.

봄이면 계곡 양편에 줄지어 핀 철쭉꽃이 장관이고 가을이면 붉게 물든
단풍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겨울철 눈 덮인 계곡과 소나무는 동양화 그 자체다.

소금강 끝 언저리에는 깎아 세운듯한 절벽위에 5백년이 넘었다는 노송이
고고한 자태를 자랑하는 "몰운대"가 자리잡고 있다.

비라도 오는 날이면 몰운대의 아름다움에 반해 구름도 쉬어간다는 옛 전설
그대로 절벽 허리에 걸린 구름을 만날수 있다.

이밖에 소금강 들어가는 길을 지키고 서있는 기둥바위 "화표주"와 병풍바위
골뱅이소 바가지소 영천폭포 등 수많은 절경을 간직한 "광대곡"도 정선의
자랑이다.

8경의 하나인 화암동굴은 현재 확장공사가 진행중이어서 일시 폐쇄된
상태다.

정선군은 동굴 주변 일대를 관광지로 개발해 오는 2000년 재개장할 계획
이다.

정선지역 관광문의 <>정선군청 관광기획계(0398)60-2365 <>정선보람관광
(0398)63-0561

< 정선=박해영 기자 bon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