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따라 규정대로라면 부도처리될 어음이 2-3일후에 취소되는 등 비정상적
인 일이 잇따르고 있다.
농협은 지난 13일 만기가 된 대한중석의 20억원어치 기업어음(CP)을 연장해
주지 않고 교환에 회부했다.
그러나 당좌거래가 있는 서울은행 논현동지점은 결제자금이 부족하다며
이를 부도처리, 금융결제원에 통보했다.
거평그룹 계열사인 대한중석의 여신을 서로 떠안지 않으려는데서 초래된
결과였다.
이에따라 금융계에서는 대한중석의 부도설이 파다했으며 14일 증권거래소는
대한중석의 주권거래를 중지시키고 했다.
일이 꼬이자 금융감독위원회가 중재에 나섰다.
금감위는 거평이 자구노력을 추진중이고 대한중석의 만기어음이 융통어음
이라는 점을 들어 농협에 이를 연장해 주도록 종용했다.
서울은행에는 금융결제원에 부도취소절차를 밟도록 했다.
동아건설을 둘러싼 공방도 치열하다.
동아건설에 대한 스위스계 CSFB은행의 자금지원결정이 지연되자 제2,3금융권
은 물론 은행들도 보유중인 동아건설 어음을 약속이나 한듯이 돌리고 있다.
그러나 동아건설 주채권은행인 서울은행은 "신사협정위반"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따라 교환에 회부된지 2-3일이 지났지만 부도처리도 되지 않고 결제도
되지 않는 어음이 쌓이고 있다.
때로는 2-3일후에 교환어음을 회수해 가기도 하고 있다.
이 와중에서 금융결제원만 업무가 폭주, 애를 먹고 있다.
한 관계자는 "본격적인 부실기업정리를 앞두고 여신떠넘기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이러다간 멀쩡한 기업도 살아남지 못할 판국"이라고 말했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