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에 전자오르간과 아코디언을 싣고 고아원과 양로원을 찾아가는
날이면 아침부터 가슴이 설렘니다".

경기도 용인 송전중학교 서석정(58) 교감.서교감은 지난 87년 용인중학교
재직시부터 11년동안 휴일이나 방학때면 어김없이 고아원과 양로원 등을
찾고 있다.

그가 자건거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87년.

이때 고물상에서 단돈 4천원을 주고 중고자전거와 부속품을 구입했다.

그때부터 대학음악과에 다닐 때 구입한 아코디언과 전자오르간을 자전거에
싣고 휴일과 방학때면 고아원과 양로원을 찾았다.

그가 그동안 방문한 고아원과 양로원, 장애인시설, 노인회관을 합하면
모두 1천2백여곳.

거리로 환산하면 4천여km에 달한다.

지난해엔 11년이나 타던 자전거가 망가지자 주위에선 승용차를 장만하도록
권유했지만 기름을 낭비할 수 없다며 자전거를 수리해 계속 사용하고 있다.

그가 자전거 타기를 고집하는 또다른 이유는 아침 일찍 동네방범등을 끄기
위해서다.

지금도 집주변 1백여개의 방범등을 끄기위해 겨울에는 오전6시30분,
여름엔 오전 4시30분에 어김없이 자건거를 끌고 나선다.

그의 별명은 3가지.

고아원에서는 "자전거 선생님", 양로원과 노인회관에서는 "자전거 탄 악사"
학교에서는 "자린고비"로 통한다.

자전거를 이용한 서교감의 봉사정신이 알려지자 조성봉 교육감은 자신의
판공비를 쪼개 새자전거를 구입, 스승의 날 행사때 전달했다.

새 자전거를 선물받은 서교감은 "10여년동안 자전거를 탔지만 한번도
새것을 가져보지 못했다"며 감격스러워하고 있다.

< 류성 기자 sta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