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 최고권위의 대회인 98아스트라 PGA선수권대회에서 어처구니
없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경기위원회가 "경기도중" 핀위치를 변경, 선수들의 항의로 경기가 무효화
된 것.

결국 이번대회는 2라운드가 취소돼 54홀 경기로 치러지게 됐다.

15일 88CC서코스 9번홀(파4-3백99m, 오른쪽 그린사용).

핀은 그린 뒤편 경사면에 꽂혀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3퍼팅이상을 하는 선수가 속출했다.

핀 위치가 지나치게 까다로웠던 것이다.

L선수는 6퍼팅을 했고 K선수는 무려 7번째 퍼팅을 한뒤 홀아웃도 하지 않고
그린을 떠나 버렸다.

이홀에 있던 경기위원의 보고로 경기위원회(위원장 박정웅)가 소집됐다.

박위원장은 "선수들에게 현저하게 유, 불리하지 않으면 핀위치를 변경할수도
있다"는 판례(33조 26항 1)를 들어 핀위치를 앞쪽 평이한 곳으로 10m
이동시켰다.

그러나 이미 9번홀을 지나간 7개조 선수들이 강력히 항의했고 이에
경기위원회는 할수 없이 라운드 무효를 선언했다.

이같은 KPGA의 무지로 선수들은 물론 스폰서인 아스트라측도 망연자실할수
밖에 없는 등 모두가 쓴 입맛을 다셔야 했다.

이같은 해프닝은 세계골프에도 그 유례를 찾기 힘든 것으로 국제적 망신임에
틀림없다.

< 김경수 기자 ksm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