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연해주에서 한인동포와 북한 노동자들이 공동으로 농사를 짓고
농작물을 절반씩 나눠 갖는 공동경작이 추진된다.

러시아 한인 정착촌 건설 지원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방한한 김텔미르
연해주 한인재생 기금회장(65)은 15일 "내년부터 정착촌 농사일에 북한
노동자 2백여명을 투입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농사에 필요한 종자, 농기계, 비료, 농약 등은 연해주 거주동포들이
맡고 북한 노동자들은 주로 노동력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농사를 지은 뒤
수확량의 50%를 북한 노동자들 가져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관련, 한러극동협회의 서원석 상무이사는 "한인 정착촌의 농지
1만ha에서 나오는 곡식은 쌀기준으로 무려 2만t에 이른다"면서 "한반도 전체
면적의 4분의3에 이르는 연해주를 제대로 활용하면 극심한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한인촌 건설과 관련, "오는 2000년말까지 연해주 정부로부터
여의도 면적의34배에 달하는 1만ha(3천25만평)를 무상으로 영구 임대받을
방침"이라면서 "지난 1월 1천8백ha의 농지를 넘겨받은데 이어 오는 6월까지
1천2백ha를 인도받아 한카군 폴르토노브카읍 등 5곳에 3천ha의 농지를
보유하는 정착촌을 건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노혜령 기자 hr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