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벤처기업의 대명사로 알려진 한글과컴퓨터(대표 이찬진)가 제2의
창업에 시동을 걸었다.

IMF불황과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세라는
2중고를 정면돌파하기 위해서다.

이찬진 사장은 지난 4일 의원직을 벗어던졌다.

한나라당 전국구 의원이던 그는 탤런트 김희애씨와 결혼, 화제를 낳는 등
인기있는 벤처기업인이었다.

특히 이 사장은 서울대 재학시절 개발한 아래아한글로 창업에 성공,
대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이 된 인물.

그는 한컴을 90년 설립한 이래 지속적으로 국내 워드프로세서시장의 60%
이상을 점유, 1위 자리를 확고히 지켰다.

96년에는 코스닥에 등록하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한컴에는 맥을 못췄다.

그러나 전세계 시장의 워드프로세서 시장을 석권하고있는 MS의 자존심이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대대적인 공세를 폈다.

이같은 위기의식을 간파한 한컴은 지난 4월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1백30명의 직원수를 54명으로 줄였고 이 과정에서 제이소프트와
한컴교육나라 등 관계사로 39명이 자리를 옮겼지만 30%인 33명은 회사를
떠났다.

특히 IMF한파를 맞은 소비자를 위해 사무용소프트웨어를 워드프로세서와
묶어 패키지(한컴97)로 팔던데서 탈피,단품 소프트웨어로 워드프로세서를
팔기 시작했다.

일반인을 위한 한글97과 대학생을 겨냥한 한글97아카데믹 등은 단품이라
가격이 싼게 특징이다.

한컴은 이에앞서 작년말에는 위성무선장비업체인 공성통신전자와 지분을
교환, 합병을 위한 사전절차에 들어갔다.

이와관련, 지난 2월에 양사 공동회장으로 공성통신전자의 정택수 사장을,
공동사장으로는 이찬진 사장을 선임했다.

실리콘밸리 SW업체의 창업자는 상당수가 한번쯤 실패한 전력을 갖고있다고
한다.

이 사장이 그동안의 부진을 씻고 어떤식으로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