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다면 다행이다

4라운드 모두를 잘 칠수는 없다.

골프는 반드시 기복이 있게 마련인데 박세리(21,아스트라)의 기복이
3라운드에 나타난 것은 최종라운드를 위해 오히려 다행일지도 모른다.

박세리는 16일 미 월밍턴의 듀퐁CC(파71)에서 벌어진 98 USLPGA선수권대회
3라운드에서 1오버파 72타를 쳤다.

3라운드합계는 8언더파 2백5타로 영국의 리사 해크니(30)와 공동 선두.

공동 3위권의 4명 선수들과는 2타차이다.

이는 "어쩔 수 없이" 70대 스코어가 한번 나타나야 한다면 "1오버파"라는
마지노선으로 공동선두의 위치를 지킨 것이 그래도 우승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는 뜻.

<>선두권은 너무도 뜨거운 선수들

그러나 박의 우승은 극히 험난한 가시밭길이 될 것이다.

전적에 직시했듯 박과 3타차이내의 상위권 선수들 면면은 그 어느누구도
"결코 만만치 않는 인물들"이다.

공동 7위까지의 10명중에는 금년시즌 우승자 3명에 지난대회 우승자(크리스
존슨), 그리고 통산 8승이상의 베테랑들(메그 멜론, 제인 게디스)들이
굳건히 버티고 있다.

특히 공동3위인 도나 앤드류스(미국)는 올 롱드럭스 챌린지 우승자이자
상금랭킹 2위를 달리고 있는 "급상승세의 선수"이다.

또 박과 공동 선두인 리사 해크니(30,독일)는 지난해 미투어에 입문,
우승은 없지만 10위권안에 든 것이 8번이나 되는 안정된 전력을 자랑한다.

이는 우승경쟁자들은 공히 올시즌 골프가 "극히 뜨거운 선수들"이자
"우승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선수들"이라는 의미.

<>최종일 퍼팅 압박감 컨트롤이 관건

통상적 흐름으로 보면 공동선두의 선수가 최종일에 언더파만 치면
우승이다.

3라운드까지의 언더파 수준에서 1~2언더파만 보태지면 아주 좋고 그대로
그 언더파(박의 8언더파)를 유지해도 우승경쟁이 가능하다(지난해 같은 코
스에서 벌어진 이 대회 우승스코어는 3언더파 2백81타였다).

3라운드까지의 박세리골프를 보면 드라이버샷과 아이언샷 등 중장거리
게임은 참가선수들중 가장 좋은 편.

그러나 3라운드에 "갑자기 나타난" 퍼팅수 34번(1라운드 26번, 2라운드
28번)에서 보듯 최종라운드는 역시 퍼팅에서의 압박감 컨트롤이 관건이 될
것이다.

만약 박세리가 우승한다면 투어입문 첫해에 메이저에서 첫승을 거두는
쾌거.

이는 세계남녀골프투어에서 91년 존 데일리의 미PGA선수권우승이래 가장
"의외의 우승"으로 기록될 것이고 지난해 US여자오픈의 엘리슨 니콜라스
우승보다 훨씬 값진 승리로 기억될 것이다.

< 김흥구 전문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