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유럽통화통합 (EMU)체제가 출범하고 유럽통화, 즉 유러가
통용된다.

유러가 세계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하여는 기대와 우려가
혼재되어 있는 것 같다.

유럽국가들은 같은 거래단위의 통용으로 더욱 본격적인 시장통합과 경제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

유럽경제의 건강하고 능률적인 변화는 세계경제에도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유러가 그동안 미국달러의 유일한 세계기축통화 역할을 분점하고
경쟁하게됨에 따라 기축통화국들이 보다 책임있는 경제운영을 기하게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다른 편에서는 매우 비관적인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EMU회원국들간의 상이한 경제형편 때문에 통합된 통화신용정책의 수행이
어려워 유럽경제는 오히려 큰 시련을 겪을 것이라는게 바로 그것이다.

관측은 그렇지만 이런 관측들은 우리의 일차적 관심사가 아니다.

우리에게 그보다 중요한 문제는 유러와 달러의 환율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운영될 것인가이다.

지금의 아시아 외환위기 먼 원인중 하나로 달러와 엔 환율의 급격한 변동을
지목하는 견해도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유러의 출현으로 많은 달러표시 금융자산이 유러표시자산으로 이동할 것은
자명하다.

이것이 급격하게 진행되면 미국 금융시장에서 증권가격의 하락 및 금리의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다.

이 경우 그렇지 않아도 미국경제의 급속한 위축을 경계하는 우려가 팽배한
시점에 미국경제의 붕괴를 촉발할 수 있다는 것이 전혀 기우는 아니라고
본다.

만일 이와같은 상황이 전개되는 경우 세계경제는 이미 침체의 늪에 빠져있는
일본 및 아시아경제와 함께 정말 어려운 형편이 동시에 진행될 수도 있다.

어쩌면 또다른 폭풍우가 우리집을 고치고 수선하는 시간을 기다려주지 않고
불어닥칠지도 모른다.

우리경제의 허술한 곳을 정비하고 튼튼히 하는 노력을 보다 서둘러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