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국내 석유시장 개방방침에 따라 해외 주요 석유메이저들이
석유유통시장에 진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의 로열더치쉘,영국의 BP,미국의 엑슨,
모빌사 등 주요 석유메이저들과 미국의 중소 석유업체가 최근들어
국내 대형 석유대리점과 주유소를 대상으로 한국시장 진출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모빌사의 경우 이달초 경기도 지역 일부 자영 주유소를 대상으로
거래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해 3월 로열더치쉘과 엑슨은 서울,경기지역 자영 대
리점을 대상으로 각 지역별 교통량과 석유제품 판매현황,석유제품 수
송 현황을 공동 조사했다.

이들은 메이저들이 진출한다면 거래할 의사가 있는지를 문의했으며
최근에도 이와 비슷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미국 휴스턴의 중소 석유업체인 코스탈(COASTAL)사는 최근 모 정유
사를 방문해 국내 석유시장의 전반적인 현황과 외국기업과의 합작설이
나돌거나 매각을 추진하고있는 일부 정유사의 현황을 문의했다.

이와는 별도로 모빌사와 로열더치쉘 등은 이미 국내 시장에 진출해
있는 윤활유 생산.판매 현지법인을 통해 한국 석유시장의 동향을 수
시로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메이저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지금 당장 한국내에서 정제업에 진출해
정제시설과 저장시설을 짓고 비축의무를 충족하면서 수익성을 얻기는
힘들다고 보고 일단 유통시장부터 진출하기 위한 사전포석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정유사 직영이 아닌 자영대리점들은 자체 저장시설을 갖추고
주유소와의 거래선도 확보하고 있어 이들의 주요 공략대상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달부터 주유소,대리점 등 석유제품 유통부문에 대한 외국인 투
자가 전면 자유화된데 이어 오는 8월 정제시장까지 개방되면 해외업계의
국내 진출 움직임은 보다 활발해질 전망이다.
최완수 기자 WANSOO@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