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니사는 와이셔츠 포켓에 들어갈 사이즈의 소형 트랜지스터 라디오와
지하철에서나 거리를 걸어 다니면서도 들을 수 있는 스트레오 카세트인
"워크맨"과 소형휴대TV "워치맨" 등 소형 상품을 위주로 한 "맨 시리즈"로
세계 전자시장을 석권했다.

소비자들이 소니브랜드를 좋하하는 이유는 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국산에 비해 제품력이 우수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IMF체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수출을 늘려 큰폭의 무역흑자를 이뤄야
하는데, 저가 물량위주 수출로는 한계에 부딪칠 수 밖에 없다.

결국 첨단 기술개발과 디자인 능력을 키워 고급화, 고부가 제품화해야 한다.

세계4위 섬유국인 우리나라는 섬유제품조차도 헐값 수출을 감수하고 있다.

우리 의류의 디자인 수준은 이태리 프랑스의 50~60%으로 낮게 평가받고
있다.

지금까지 외국브랜드 제품을 계약 생산하는 방식에 길들여지고 좁은
내수시장에 매달려 국내소비자만 상대하다보니 자신의 고유브랜드 개발과
국제경쟁력 있는 디자인개발에 소홀히 해온 것이 현실이다.

그동안 꾸준한 기술 축적과 대학.전문기관을 통해 매년 1만5천명 이상씩
전문인력을 배출하는 섬유업계는 풍부한 인적자원으로 디자인 발전을 이룰
토양을 갖추고 있다.

국제시장흐름과 해외소비자 의식변화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뒷받침된다면
국제경쟁력을 조기에 회복할 수 있다.

첨단기술개발과 디자인 능력을 키워 국제경쟁력을 갖춘 다국적 기업으로
변신하느냐, 못하느냐는 우리의 노력여하에 달려 있다.

이철훈 < (주)대영 사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