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이 고조되던 1961년.

케네디 정부는 미국에 망명한 쿠바인 3천명을 쿠바 피그만에 상륙시켰다.

카스트로 정부를 전복시키기 위해서였다.

이 작전은 대실패작으로 끝났다.

3천명 대부분이 현장에서 사살되거나 체포된 것이다.

애당초 상륙지점과 집결지점 사이에 펼쳐져 있던 광활한 늪지를 고려하지
않은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료회의에서 이 계획에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는 집단사고(groupthink)의 결과다.

집단사고란 의견일치를 이뤄 내려는 유무형의 압력때문에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현상을 뜻한다.

의사결정 집단이 강한 "우리 의식" 속에 갇혀 있을수록 빈번하게 발생한다.

또 권의주의적 리더가 존재할 때 발생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의사결정의 중요도가 높을수록,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시간적 제약이
심할수록 일어나기 쉽다.

집단사고는 기업은 물론 국가의 운명을 망칠 수 있는 병폐다.

이견표출이 부정적으로 취급되는 집단주의적 문화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집단사고의 위험이 높다는 지적이다.

특히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중요한 판단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하는 지금
정부의 상황에선 더욱 그렇다.

< 유병연 기자 yoob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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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