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기술관청"

발명진흥회와 더불어 발명특허계의 양축을 이루는 특허청에는 수많은
연구모임이 결성돼 있다.

이 연구모임들은 밤늦은 시간까지 불을 밝히며 특허행정 선진화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질질 끌려다니는 다른 정부부처와는 전혀 딴판이다.

지난 95년부터 결성되기 시작한 특허청 직장연구회는 현재 총 12개가
활동중이다.

산업재산권을 분야별로 심층연구하는 8개 모임과 세계를 4개지역으로 나눠
각국의 지식재산권제도를 비교분석하는 4개 모임이 그것.

여기에 참여하고 있는 인원만도 특허청 전체직원의 4분의 1에 육박하는
2백35명에 달한다.

분야별 연구회는 각자가 자신의 업무와 연관된 산재권제도를 검토,
특허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제안활동을 하고 있다.

지역별 연구회는 선진국 특허제도의 동향을 면밀하게 분석, 국내 특허
제도를 국제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산파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중국연구회는 민간기업체에 근무하는 외부인사를 회원으로 가입시켜
아웃소싱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여기에선 중국의 반도체 집적회로 배치설계권 입법추진동향을 연구,
대중국 특허정책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미국연구회의 경우 미국과 유럽의 소프트웨어 특허보호추세에 관한 연구를
통해 정보화사회에서 소프트웨어 법적보호의 중요성을 일깨워줬다.

심사3국 화학특허판례연구회는 지난 47년부터 97년까지 화학분야에 관한
대법원판례 3백27건을 수집, 8백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자료집을 발간할
예정이다.

특허분쟁연구회는 각국의 특허제도 및 특허분쟁사례를 연구하고 있다.

지난 96년말에는 세계적으로 특허전쟁이 확산된 배경과 분쟁 이면사를
재미있게 정리한 "특허분쟁"이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특허청 직원들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심사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숨은 일꾼들의 열의와 연구 덕분에 우리의 특허제도가
선진화되고 서비스질도 나날이 나아지고 있는 셈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