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가 구조조정의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방법이 다양하고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그렇다.

현대전자는 매각, 합작전환, 종업원지주제를 통한 분사, 시설무상 양도,
주식처분 등 구조조정을 위해 취할 수있는 방안은 다 사용했다.

현대전자는 이같은 방법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이후 지금까지 이미
10억달러를 조달했다.

2000년까지 모두 40억달러를 유치한다는게 이 회사의 목표다.

현대는 반도체와 통신장비 전장 모니터사업만 남기고 비주력사업은
대부분 정리한다는 방침아래 돈벌이가 잘되는 사업도 과감히 처분, 정부
고위관계자들로부터 구조조정의 "모델케이스"라는 평가를 받기도했다.

물론 "팔고 없애고"하는 것만이 구조조정은 아니다.

현대는 다양한 형태로 비주력사업을 정리하면서 동시에 주력사업을 확장
보완했다.

첨단정보통신시장 개척을 위해 최근 국설 교환기사업에 새로 진출한게
그 예다.

<>핵심사업매각=미국 현지법인인 심비오스사의 매각이 여기에 속한다.

심비오스사는 비메모리 반도체업체로 현대전자의 주력 자회사중 하나다.

현대는 지난 94년 미국 AT&T사로부터 3억4천만달러에 매입한 이 회사를
올3월 어댑텍사에 되팔았다.

"돈되는 사업을 팔아야 돈이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매각가격은 8억7천5백만달러.

차익만도 5억달러가 넘는다.

심비오스 매각건은 유망기업을 싸게 사들여 기반을 다진뒤 높은 가격에
되팔았다는 점에서 해외투자의 성공사례로 손꼽히기도 한다.

현대는 GMPCS(위성휴대통신)사업인 글로벌스타의 보유지분일부도 많은
차액을 올리면서 되팔았다.

또 미국자회사인 오크사의 엠펙칩 디코더단일칩부문을 오디움사에
매각했으며 DVD롬 사업은 디지털비디오시스템사에 넘겼다.

<>종업원지주회사로 분사=한계사업으로 결론난 PC와 비디오CD등
사업분야에서 추진되고 있다.

종업원들이 직접 출자,독 립적인 벤처기업으로 조만간 재출범한다.

현대는 이 법인이 상당기간 현재 시설및 브랜드등을 이용할 수있도록
할 계획이다.

현대전자가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도입한 방식이다.

<>합작전환=설비투자및 신제품개발에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TFT-LCD
(초박막액정표시장치)사업과 스코틀랜드의 반도체생산법인에 대해
해외업체와 합작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를위해 필립스 등 여러업체들과 자본참여협상을 진행중이다.

또 미국현지의 중대형컴퓨터제조 자회사인 액실사와 위성방송용 셋톱박스
생산업체인 TV콤사도 합작법인으로 전환을 추진키로 했다.

<>시설무상양도=경기도 이천에 있는 포토마스크 제조설비를 미국
듀퐁포토마스크사에 공짜로 넘겨주었다.

대신 포토마스크를 장기간 안정적으로 공급해 주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포토마스크는 반도체회로 패턴을 그려넣은 투명한 석영기판.

현대로서는 꼭 필요한 부품이긴하나 이천공장을 유지하려면 제품개발과
시설확장에 엄청난 투자를 해야한다.

소요량에 비해 투자부담이 너무 크다는 판단에 따라 이 분야 선두업체인
듀퐁에 시설을 넘기고 대신 제품을 받기로 결단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해외법인 현지증시 상장=맥스터 칩팩 맥스미디어등 미국현지법인을
뉴욕증권거래소등에 상장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를통해 외자유치및 핵심기업의 매각으로 우려되는 국부유출방지등
두가지 효과를 거둘 수있을 것으로 현대전자는 기대하고 있다.

< 윤진식 기자 js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