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중소형주들이 날개를 달았나.

그동안 주가가 크게 떨어졌던 저가주 및 중소형주들이 강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가격제한폭까지 주가가 급등하는 종목도 속출, 18일 2백72개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한데 이어 19일에도 상한가가 2백30개에 달했다.

물론 상한가의 대다수는 저가주와 중소형주이다.

반면 같은 날 하한가 종목수는 각각 17개와 15개에 불과했다.

지난주 하루평균 하한가 종목수가 1백80여개에 이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일부에서는 투기분위기가 강하다는 분석도 있다.

상한가의 대부분이 액면가이하 종목인 탓이다.

<> 저가.중소형주가 불붙는 배경 =우선 증시 주변환경이 바뀐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부실기업을 조기정리한다는 소식에다 인도네시아사태까지 겹쳐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지난주 중소형주는 무차별적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이번주 들어 부실로 퇴출될 기업이 2~3개로 제한될 것이라는
발표가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실제 당장 퇴출될 것으로 비쳐졌던 동아건설에 대해 협조융자가 이뤄진게
그 예이다.

5천원이하의 절대 저가권에 있는 종목중 잘 선택하면 몇배의 수익까지
바라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증시내부적으로는 일단 종합주가지수 350선에서 강력한 지지선이
형성됐다는 안도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대우증권의 이정호 조사역은 "인도네시아 악재는 어느정도 반영됐고
노동계의 불안도 가시면서 350선이 바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거래없이 무더기로 밀려 매물벽이 두텁지 않아 그만큼 가볍게 상승세를
탈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투자자들이 지난 토요일부터 매도세로 돌아선 것도 저가주로 관심이
쏠리는 또다른 배경으로 꼽힌다.

외국인들이 대형우량주를 쏟아내며 매도공세를 취하자 투자심리가 회복된
일반인들의 매기는 낙폭이 컸던 중소형주로 몰릴 수 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 언제까지 이어질까 =LG증권의 황창중 책임조사역은 "이런 추세가 길게
이어질지 의문"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서면서 나타난 일시적인 틈새장세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인도네시아 사태가 다시 악화되면 엔.달러환율이 급등할 수 있고
제2기 노사정의 구성 불발 가능성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악재의 가시화로 외국인 매도주문이 급격하게 늘어날 경우 장이
다시 한번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볼때 이들 저가주 및 중소형주중에서도 우량주 위주로 선별적인
상승만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원증권의 이수범 조사역도 "요즘과 같이 약화된 시장에너지로는 저가권
주식의 상승세가 이어지기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객예탁금이 1조9천억원대에 머물고 있어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것이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