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열기가 유럽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유럽경제가 안정적인 성장세를 지속해가면서 높은 수익을 올릴수 있는
벤처기업으로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80년대 후반 한차례 벤처 붐이 불었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은 2차붐에
해당한다.

비즈니스위크 최근호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지역 벤처기업에 대한
자본투자는 96년에 비해 33%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벤처 주식시장의 주가지수도 큰 폭으로 뛰어오르고 있다.

독일의 노이에마켓 주가지수는 지난 1월이후 5월초까지 1백31%나
치솟았다.

반면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100지수는 같은 기간 21% 증가에 그쳤다.

프랑스 누보마르쉐의 지수도 이 기간동안 61% 증가했다.

일반기업을대상으로한 프랑스증권거래소 지수(CAC-40)에 비해 두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벤처기업들도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다.

투자설명회라도 열면 필요한 자금의 10배 이상에 해당하는 돈을 들고
모여든 전주들이 서로 자기돈을 써달라며 매달릴 정도다.

벤처기업 붐이 이처럼 열기를 띠고있는 것은 벤처기업의 높은 수익성은
물론 주식공개가 되면 거대한 주식 시세 차익을 남길수 있기 때문.

파리의 벤처캐피탈인 사이파렉스는 지난해 생명공학 업체인 플로리안에
90만달러를 투자했는데 올여름 이 기업이 상장될 경우 3배의 차익을 올릴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사이파렉스사는 플로리안에서 회수되는 자금을 다른 벤처에 또 투입할
계획이다.

분석가들은 주식상장으로 많은 수익을 올린 투자자들이 전도양양한
벤처기업에 재투자하면서 현재와 같은 상승작용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럽각국이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 위해 각종 유인책을 쓰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프랑스 네덜란드 아일랜드등은 최근 보험회사와 연금기금이 벤처주식대한
투자를 더 늘릴수 있도록 했다.

또 세제혜택을 주기 시작했다.

독일 폴란드 벨기에등에서는 정부가 나서 대출이나 주식투자 형태로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분위기가 가열되면서 벤처기업 설립붐이 다시
일어나고 더 많은 투자자들이 이들 기업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실례로 벤처캐피탈인 카프리콘벤처파트너스는 지난 95년에 7백만달러의
펀드를 모으는 데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7배에 달하는 응모자들이 몰려
2천4백만달러의 자금을 모을수 있었다.

런던의 벤처캐피탈인 에이팩스파트너스의 로널드 코헨 사장은 "5년전만해도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기업은 벤처기업이라도 상장하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문제없다"며 시장분위기를 전했다.

전통적으로 리스크를 싫어하고 과감한 경영스타일을 터부시했던
유럽기업가들도 이제 벤처기업을 통한 고수익 획득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물론 유럽지역의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는 미국에 비해 훨씬 작은 규모다.

그러나 증가속도는 미국을 앞지르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실현되는 것은 유럽에서도 가능하다"는 자신감이
유럽전역을 뒤덮고 있다.

< 장규호 기자 ghch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