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국가안정성은 인도네시아보다 높지만 태국 등 주요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이후에도 아시아 평균수준에 미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3~4년내에 국가신인도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비관적인 전망이다.

세계적인 예측기관인 미국 와튼계량경제연구소(WEFA)는 19일 발표한
"국가위험도(country risk) 평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국가위험도는 세계 각국의 물가 금리 환율 노사관계 정치안정 등 12개
지표를 종합집계한 것이다.

10점을 만점으로 위험도가 높을수록 수치는 낮아진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외환위기가 심화됐던 12월과 비교한 한국의 국가
위험도는 기업가신뢰와 환율분야에서만 개선됐다.

다른 모든 분야에서는 개선되지 않았다.

IMF이후 반년간 우리나라의 경제구조조정 노력이 미흡하다는 평가로 풀이
된다.

태국에 비해 금리 재정 외채분야에서만 앞섰을뿐 금융 물가 노사관계 등
대부분 분야에서 뒤쳐졌다.

우리나라의 국가안정성은 4월현재 재정부문을 제외한 전항목에 걸쳐
아시아의 평균수준에 미달했다.

정치 경제 사회에 걸친 전반적인 성장기반 붕괴현상을 반영한 것이다.

특히 금융시장의 불안정도(2점)는 아시아국가중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장기적(2000~2002년) 국가안정성도 재정을 뺀 전분야에서 아시아 평균
수준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2000년이후 성장복원력을 어둡게 평가한 것이다.

노사관계와 정부간섭 분야에선 안정성이 떨어져 정부가 주장하는 2000년
재도약을 위한 걸림돌로 지적됐다.

특히 우리 경제의 강점으로 평가되온 성장잠재력은 4점에 그쳤다.

아시아 평균(6점)에 비해 크게 뒤떨어진 수치다.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13개국의 국가위험도 평균수준은 4.92점으로 집계
됐다.

지난해 12월 평가의 5.24점보다 위험도가 치솟은 것이다.

특히 지난해 겪었던 금융위기에 따른 여파가 본격화되면서 경제성장
위험도와 물가위험도가 동반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속에 물가상승이란 전형적인 "스테그플레이션"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올들어 서구 선진국들의 국가 안정성은 높아지는 대신 아시아 국가들의
안정성은 추락하는 "서고-동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이후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은 성장잠재력이 급감,
금융위기 가능성은 지난해말보다 오히려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아시아 금융위기에 완충역할을 해온 일본과 중국의 성장잠재력은
올들어 큰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반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선진국들은 금년 들어서도 국가안정성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 유병연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