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일본과 싱가포르등 채권국 은행들이
인도네시아에 대한 부실채권 처리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최대 채권국인 일본의 은행들은 인도네시아 경제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인도네시아 대출금중 부실채권에 대한 대손처리
규모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일본 은행들이 갖고 있는 채권은 총 2백31억달러(97년6월말 현재)로 미국의
46억달러,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3개국 은행들의 총계 1백47억달러에
비해서도 압도적으로 많다.

일본 은행중 가장 많은 부실채권을 안고있는 도쿄미쓰비시은행은
97 회계연도 영업결산을 발표할 때 4백억엔의 부실채권을 대손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미토모은행도 3백억엔 정도를 손실로 처리할 방침이다.

이밖에 사쿠라은행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평균 2백억~3백억엔씩을
대손처리할 계획이다.

일본 은행들의 이같은 대손처리 규모는 각 은행이 갖고 있는 전체 채권의
5~10%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는 미국과 유럽 은행들이 97 회계연도에 약 15%의 채권을 대손처리한
것과 비교할 때 여전히 적은 규모다.

이때문에 일본 은행들은 98 회계연도 상반기에 수백억엔을 추가로
대손처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일본 증권사의 한 전문가는 "아시아 기업들이 계속 파산할 경우
대손처리해야할 부실채권이 각 은행별로 많게는 1천억엔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일본 정부는 은행들의 부실채권 처리를 지원하기 위해
이번주안으로 금융불황대책추진위원회(가칭)를 설치하기로 했다.

싱가포르 시중은행들도 인도네시아에 제공한 채권 부실화에 대비해 상황
파악에 나섰다.

싱가포르의 비즈니스 타임스는 금융 전문가의 말을 인용, "은행들이
반기결산 회계에서 채권 부실화에 대비한 준비금 수준을 작년보다 10~20%
정도 늘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싱가포르 6대 은행은 97 회계연도에 총 14억 싱가포르달러(미화
8억4천만달러)를 부실채권 준비금으로 책정해 놓고 있다.

프레이저 AMMB연구소의 옹 나이 퓨 이사장은 "정부당국이 각 은행들에
대해 인도네시아 기업에 대한 대출을 1백% 대손처리하도록 권장하는
것이 현명한 처사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