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을 밝혀내는 길은 험난하다.

때론 생명을 걸어야 할때도 있다.

그렇다고 항상 진실이 밝혀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진실을 알아내려고 애쓰는 것은 이런 노력없이는 발전이 없다는
믿음 때문이다.

최근 나온 비디오 "챔버"와 "심판"은 진실을 밝히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작업인지, 또 진실 자체가 어떻게 왜곡될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 2편의 비디오는 모두 흑백 갈등을 다룬 법정 드라마다.

공간적 배경은 둘다 인종차별이 심했던 미국 남부 미시시피주.

존 그리샴의 소설을 영화화한 "챔버"(감독 제임스 폴리)는 두아이와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있는 인종차별주의자 샘 케이홀(진 핵크만)의
무죄를 그의 손자가 밝혀내는 과정을 담고있다.

샘은 사형집행일자가 다가옴에도 주범이 따로있다는 점을 얘기하지 않는다.

사형집행을 요구하는 평등주의자들의 시위는 갈수록 거세지고 형집행을
정지시킬수 있는 권한을 가진 주지사는 진실을 알고있는데도 정치적 이해를
고려해 형집행을 결정한다.

결국 샘은 챔버(독가스실)에서 쓸쓸히 죽어간다.

죽음을 앞둔 진 해크만의 내면연기가 볼만하다.

"심판"(감독 로브 라이너)은 인종편견에 가득찬 베크위드(제임스 우즈)가
흑인 인권운동가 에버스를 총으로 살해하면서 시작된다.

베크위드는 법정에서 무죄판정을 받고 백인들의 영웅으로 군림한다.

에버스부인(우피 골드버그)은 사건발생 25년이 흐른후 재심을 청구하게
되고 딜라터검사(알렉 볼드윈)은 주위의 압력과 협박에도 불구, 베크위드를
법정에 세우는데 성공한다.

마침내 재판이 열리고 배심원들은 유죄를 선고한다.

주로 악역을 맡아온 알렉 볼드윈의 변신이 눈에 띈다.

약간 템포가 느린 것이 흠이지만 결국엔 진실이 이긴다는 사실을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2일자 ).